[배성호 칼럼] 장관 후보 청문회

승인2021.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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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성호 본지 상무이사.

 문재인 정부 들어 야당 동의 없이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는 이른바 ‘야당 패싱’ 장관이 29번째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여당이 다수 의석의 압도적인 힘으로 인사청문회 기능을 무력화시켰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초기만 해도 여론과 국회의 검증에 걸려 자진사퇴하는 일이 여러 번 있었다.

 지난 2017년 6월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불법 혼인신고 등 도덕성 논란에 책임을 지고 닷새 만에 사퇴했다.

 또 문 대통령은 지난 2019년 3월 ‘해외 부실 학회 참석’ 논란이 일었던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했다.

 정권 초기 일부 후보자들에 대해 야당의 반대가 다소 과도하거나 도식적인 측면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여당의 ‘후보자 감싸기’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구의역 김군 모욕 발언’으로 도덕성 논란이 불거졌던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해선 정의당까지 ‘부적격’ 의견을 당론으로 정하는 등 논란이 컸으나, 여당의원들의 압도적 찬성으로 청문보고서가 채택됐다.

 이에 대해 이종훈 평론가는 “문제는 정권이 바뀌어도 이런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안 좋은 선례를 만들어 놓았다. 야당이 집권하면 우리도 갚아주겠다고 벼를지도 모른다. 그러면 인사청문회의 검증 시스템은 완전히 무력화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 8월 9일 개각에 따른 장관·장관급 후보자 7명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 청문회를 마지막으로 끝났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거론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 모든 당의 힘을 집중하면서 나머지 후보 6명에 대해서는 ‘맹탕청문회’가 됐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야당은 “각 상임위원회서 청문회를 철저히 준비했다”고 밝혔으나, 왠지 김이 빠진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더욱이 조국 장관의 청문회는 지금까지의 청문회중 가장 많은 언론사의 보도와 각종 의문사항으로 청문회 전부터 엄청난 불협화음이 발생했다.

 당초 조 장관 청문회의 국민적 바람은 제기된 각종 사건에 대한 성실한 답변과 공정한 수사, 관련자의 문책 등으로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는 것이었으나, 각종 사건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채 장관에 임명됨으로써 국민의 바람을 실망으로 바꿔놓았다.

 또 수차례 청문회에서 드러난 각종 의혹 사항이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는 한 ‘불신 신드롬’은 쉽게 치유할 수 없는 병임을 정치인들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미 우리는 오래전부터 사회의 구석구석에 부정과 비리가 만연하고 도덕과 윤리의 규범이 붕괴되고 있음을 봐왔다.

 많이 배웠다는 사람들과 많이 가진 사람들, 힘이 있는 자들의 탐욕이 어우러져 마치 부정의 경쟁이라도 하듯이 배불리기 경쟁을 벌이고 있는 모습이다.

 그들의 배불리기 싸움에서 우리 민초들은 언제나 많은 희생을 강요당해 왔고, 그들의 무대를 빛내주는 말 없는 관객이 됐을 뿐이다.

 민초들의 아픔을 달래며 돌보는 우리의 국회는 부정과 비리가 득실거리고 추태의 경연장을 방불케 한다는 일부 국민의 극단적인 목소리를 듣고 있는 지 궁금할 뿐이다.

 정치부 한 중견기자는 “국회의원의 면면을 보면 정치적 역량이나 덕망과 철학이 없는 의원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며 “그들의 상당수가 개인적인 부귀를 위해 권력의 주변에서 눈치나 살핀 후 기회가 돌아오면 이권에 개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청문회에서 각종 비리가 제기된 장관 후보자들과 각종 비리 등으로 구속된 국회의원들의 모습을 보면 “관례로 돼 있는 걸 가지고 웬 야단들이냐”고 항변하며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그들은 한결같이 재수가 없어 걸려들었다고 억울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기사 그들의 목소리도 일리는 있을 것이다. 국회의원이나 고위공직자 중 각종 특혜 안 받고 재벌기업으로부터 자금지원 안 받으며 순수하게 자신의 업무를 추진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진실로 우리가 고쳐야 할 마음가짐은 남의 탓을 비판하기 전에 자신을 쇄신하는 일일 것이다.

 이제 우리 사회가 더 부패하기 전에, 치유할 수 없는 무력증에 빠지기 전에 뼈를 깎는 자성의 노력을 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은 권력자와 지도층, 지식인들이 앞장서야 할 것이다.

 

/배성호기자  baesh@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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