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호 칼럼] 이번 지방선거가 주는 교훈

  • 입력 2021.04.11 12:17
  • 기자명 /배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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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서울·부산시장 등 광역단체장 2곳 ▲울산 남구청장, 의령군수 등 기초단체장 2곳 ▲경남도의원(의령·고성 제1·함양 선거구), 경기도의원(구리시 제1선거구), 충북도의원(보은군선거구) 등 광역의원 8곳 ▲함안군의원(함안다), 의령군의원(의령다) 등 기초의원 9곳의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여당과 야당이 겉으로는 공명선거를 다짐하면서도 이면적으로는 득표활동에 모든 조직과 수단을 동원했다.

 특히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의 경우 선거 초반부터 각당 지도부의 표밭갈이는 총력전 양상으로 발전했으나 선거가 중반전에 접어들면서 야당(국민의힘)의 우세가 확연해졌다는 일선 취재기자들의 분석이다.

 또 의령군수 재선거의 경우 민주당은 국민의힘 후보의 선거공보물을 문제 삼아 선거법 위반혐의로 창원지검 마산지청에 고발장을 접수하는 등 농촌지역의 선거로 인한 어수선한 분위기는 언제 어떻게 수습될지 군민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돈을 뿌리는 후보에게는 표를 찍지 말자”, “공약을 남발하는 후보를 뽑지 말자”는 등 공명선거 캠페인을 벌여도 불법과 타락이 깨끗이 사라졌다고 자신 있게 말할 후보는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묻고 싶다.

 엄격한 선거법이 있고 선거법 위반자는 여야를 불문하고 의법처리한다는 경고는 소귀에 경 읽기였고, 일부 불법선거는 지능화됐다는 것이 이번 지방선거에 대한 평가이다.

 지난 3월 25일부터 4월 6일까지 13일간의 선거기간 중 각 지역별로 합동연설 기회가 몇차례 주어졌지만 유세장의 분위기 또한 예나 지금이나 나아진 것이 없었다.

 후보자간의 인신공격, 박수부대 동원 등 지금까지 보아온 선거형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물론 이런 사례들은 일부 후보자에 국한되고 극소수에 불과했다고 자위적인 평가를 할 수도 있겠지만, 상대후보에 대한 흑색선전과 인신공격, 학연 지연으로 편갈이를 하고 불화와 증오심을 증폭시킨 후보자의 도덕심을 의심케 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음을 반성해야 할 것이다.

 더욱이 농촌지역 도·군의원 선거는 같은 지역 읍·면에서 수 십년 지내온 이웃이기에 “정당과 후보자, 일부 유권자들이 법으로부터의 자유방임 아래 벌인 한판의 굿판으로 끝났다”, “다시는 보지 않을 사람으로 여기고 막말(?)을 스스럼없이 해 선거후 어떻게 이웃을 볼지 걱정스럽다”고 염려하는 유권자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러하기에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갖가지 부정적 요소들을 하나 둘씩 개선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다른 후보를 지지한 이웃 간의 앙금(?)을 빠른 시일 내에 말끔히 씻어내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가 지금 겪고 있는 갈등상황도 따지고 보면 민주화를 실현하자는 다양한 계층 간의 욕구분출인 만큼 참다운 민주사회는 목적달성도 중요하지만 수단과 방법이 정당해야 한다.

 고로 진정한 ‘지역의 봉사자’를 뽑는 선거가 이렇게 혼탁해서는 안 될 것임을 누구나 인정해야 할 것이다.

 필자가 지난 4월 7일 재·보궐선거에서 하고픈 말은 인구 2만7000여 의령군의 경우 이번 선거에서 군수·도의원·군의원 선거가 이뤄져 주민들의 민심이 크게 흔들렸다.

 또 중앙당 차원의 거물(?) 정치인 지원 유세전이 수차례 전개돼 군 전체가 선거축제(?)의 분위기가 이어졌다.

 유권자들은 과연 후보자들에게 부정선거를 유발하는 금품요구 등 각종 비리를 저지르지 않았는지 묻고 싶다.

 전직 군수가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되고 각종 비리가 드러나면서 ‘인심 좋은 의령’의 이미지가 진흙탕이 된 것 같아 뜻있는 군민과 출향인사들은 뼈를 깎는 정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생각해 보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참으로 삭막하고 살벌한 세상을 살고 있다.

 집안에는 ‘어른’이 사라져 버렸고, 학교에서는 존경받을 ‘스승’이 증발해 버린 것 같다. 우리 사회는 존경받을 만한 ‘지도자’가 모두 자취를 감추었고, 정치권에도 믿을 만한 ‘정치지도자’가 실종돼 버린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 주변 어디를 둘러봐도 어진 백성을 이끌고 갈 만한 권위있는 지도자가 잘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아직도 자신이 ‘미완의 존재’임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기에 바로 인간 세계의 불완전한 모순구조가 도사리고 있다.

 이러한 모순구조 속에서 카멜레온처럼 변신하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발견하고, 정의로운 자신의 모습을 하루속히 되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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