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리그제 도입’, 반발 집회 계속

일부 지도자·학부모, 축구회관서 집회

  • 입력 2008.12.30 00:00
  • 기자명 경남연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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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 남자축구 전국대회 폐지 및 지역리그제 실시’에 대한 일선 지도자와 학부모들의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축구 지도자 및 학부모 200여명은 29일 오후 1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1층 로비에서 교육인적자원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축구협회(KFA, 회장 정몽준, 이하 축구협회) 주도로 내년부터 시행될 주말리그제에 반대하는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준비해온 대형 현수막과 피켓 등을 이용해 주말리그제 시행 반대 및 계획 철회, 정 회장 사퇴 등을 요구했다.

내년 4월부터 전국에서 시행될 지역리그제는 기존 전국 규모 축구대회는 폐지하거나 방학 중에 실시하도록 하고 전국을 권역별로 10~12개팀씩 묶어 주말에 리그를 벌인 뒤 연말에 왕중왕전을 치르는 방식이다.

그러나 지도자와 학부모들은 “현장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채 졸속으로 만들어진 지역리그제가 오히려 학생들에게 더욱 부담을 주며 진학에도 어려움을 준다”는 이유로 반발 중이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고교 학부모는 “정부와 축구협회는 주중에 7교시까지 수업을 마치고 오후에 운동을 하라고 하는데 성적 면에서 불리한 것이 사실이고 야간 조명시설이 없어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없다. 학교 측에서는 지역리그제 시행으로 축구부원들의 수업시간이 늘어나고 학업 면에서 뒤쳐지는 것을 배려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역리그제는 학생들이 학업을 제때 수행하며 운동하게 되면 기존에 지적됐던 혹사를 방지할 수 있다고 하는데 주중에 훈련하고 주말에 리그에 나선다면 쉴 시간이 어디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 학부모는 “대학에서 자율적으로 선수를 선발할 수 있다지만 과연 주말에 리그제를 보기 위해 찾는 대학팀 감독이 몇이나 되겠느냐”며 지역리그제 시행에 앞서 유예기간을 두는 등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지역리그제 도입이 미래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단호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축구협회 대표 자격으로 집회 참가자들과 대화에 나선 김재한 축구협회 부회장은 “초중고 축구선수 중 프로무대에서 활약하게 되는 선수는 10% 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선수들의 미래를 위해서 ‘공부하는 학생 선수 만들기’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며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갖고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리그제 시행에 앞서 산적한 문제들을 처리하기 위해 관련 부처 및 대학 측과 계속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일선 지도자들과 학부모들의 의견도 충분히 듣고 있다”며 “지역리그제를 시행하되, 5월과 방학기간인 7, 8월에 전국대회를 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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