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먹는게 다르다’ 자연에 가깝게 키운 산청 유기농 한우

유기농산물 사료만 급여 넓은 초지서 자유로워
스트레스 없고 위생상태 좋아
지방 적고 단백질 ‘풍부’
올레인산 많아 감칠맛 뛰어나
승인2021.08.18l수정2021.08.1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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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 청정골 산청의 넓은 초지에서 여유로운 한우들. 산청 유기농 한우는 일반 우사보다 3배 이상 넓은 초지에서 자유롭게 뛰어 놀아 스트레스가 적고 위상상태가 좋다.

 지리산이 키운 산청유기농 한우는 지난 2007년 국내 최초 유기농 한우 인증받았다.

 또한 2019년에는 유기한우 부문 최초 생산 전 과정 안전관리 통합인증(HACCP) 획득했다. 

 산청유기농 한우는 자연순환농법으로 재배한 친환경 유기농 조사료 급식과 무항생제, 무합성호르몬제, 무성장촉진제로 사육한다.

 아울러 1만6529㎡(약 5000평)에 달하는 한우 놀이터와 6612㎡(약 2000평)규모 축사에서 자유롭게 성장하고 있다.

 일반 한우 1마리가 생활하는데 보통 7㎡면적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곳에서 키우는 유기농 한우는 1마리당 21㎡ 면적에서 자유롭게 생활하고 있다. 얼핏 들으면 스위스나 프랑스 등 유럽 국가의 유기농 축산 환경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한국의 한 유기농 한우 생산 기업을 설명하는 말이다. 

 지리산 천왕봉의 고장 산청군, 그 중에서도 지역 전체가 광역친환경농업단지로 지정된 황매산 자락 차황면의 ‘산청자연순환농업영농조합법인(대표 이문혁)’이 바로 그곳이다. 

■ 먹는 것이 다른 ‘산청 유기농 한우’

 

 산청 유기농 한우는 우선 먹는 음식이 일반 한우와 완전히 다르다. 유기농 인증을 받은 사료만 먹어야 유기농 인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산청 차황면은 1980년대 후반부터 청정한 자연환경을 활용, 친환경농법을 도입해 농사를 짓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곳은 황매산 자락의 청정한 자연환경을 활용해 벼농사를 짓는 탓에 벼논에 메뚜기가 많아 ‘메뚜기쌀’이 상표로 정착된 지역이다.

 특히 친환경 유기농으로 재배한 볏짚 등 생산물로 한우를 키우고, 한우의 배설물은 다시 농가에 친환경 퇴비로 제공하는 순환농업이 일찍부터 자리 잡은 곳이다.

 분변 또한 친환경 퇴비로서의 성분 검사 후 적격판정을 받아야만 친환경 농법 경작지에 순환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을 ‘경축순환농업’또는 ‘유기순환농업’이라 부른다. 

 ‘산청자연순환농업영농조합법인’은 이러한 유기순환농업 방식으로 한우를 키우는 농가들의 모임이다.

 법인이 생산하는 유기농 한우는 이처럼 까다로운 검증을 모두 거친 유기농 조사료를 먹고 자란다. 여기에 동물복지를 위한 친환경축산의 까다로운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만 유기농 한우로 인증 받을 수 있다. 

 ‘산청자연순환농업영농조합법인’은 가공공장인 ‘㈜산청자연식품’을 설립해 곰탕, 떡갈비, 다짐육 등을 생산한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등에 납품해 연간 90억 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법인은 유기한우 생산을 뒷받침할 친환경 유기 완전배합사료(TMR) 생산 법인 ‘산청조섬유배합사료영농조합법인’도 설립해 운영 중이다. 

 지난해 11월 ‘산청조섬유배합사료영농조합법인’은 농림축산식품부의 ‘2021년 조사료 가공시설 확충’지원 대상에 선정돼 친환경 유기 완전배합사료 생산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 국내 유기한우부문 첫 안전관리통합인증 획득

 

 ‘산청자연순환농업영농조합법인’은 지난 2007년 국내 최초로 유기농 한우 인증을 받았다. 지난 2019년에는 유기한우 부문에서 전국 처음으로 사료 공급과 축사, 도축장, 정육 가공공장까지 전 과정이 안전관리 통합인증(HACCP)을 획득 했다.

 안전관리 통합인증 제도는 축산물의 생산, 도축, 가공, 유통, 판매 등 농장부터 식탁까지 전 과정을 HACCP시스템으로 적용·관리하는 제도다. 

 보다 안전하게 축산물을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제도로 각 단계별로 HACCP인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일반 HACCP보다도 더 철저하게 관리돼야 한다.

 법인은 현재 약 350여 마리의 한우를 유기농 축산방식으로 키우고 있다. 전국의 한우는 약 300만 마리 수준, 이 가운데 유기농 인증을 받은 한우는 1200마리 정도에 불과하다. 산청 차황에서 국내 전체 유기농 한우 가운데 29%가 사육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산청 유기농 한우는 자연순환농업을 바탕으로 재배한 유기농산물 사료만 급여해 키운다. 일반 우사보다 3배 이상 넓은 초지에서 자유롭게 뛰어논다.

 특히 생활 면적이 넓어지면서 서로 분변이 묻지 않아 위생 상태가 양호하고 스트레스도 없다. 

 이 때문에 이곳의 한우는 일반 한우보다 무게가 평균 5%가량 더 나가는 750~800㎏에 이른다. 

 유기농 사료만 먹기 때문에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하다. 고기의 풍미를 좌우하는 올레인산을 많이 함유해 감칠맛도 뛰어나다.

   
▲ 산청 유기농 한우.
 

 좋은 환경에서 자란 탓에 면역력이 뛰어나 항생제와 합성 호르몬제, 성장 촉진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건강한 특징이 있다.

 또 각 농가별 12자리 번호의 생산 이력 표시로 철저하게 관리된다. 이처럼 사료 생산부터 사육과 도축 공정에 이르기까지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하다 보니 유기농 한우 가격은 일반 한우의 1.5배에 달한다. 

 최근에는 ㈜산청자연식품이 생산하는 유기농 한우 가공제품인 곰탕(소머리곰탕, 사골곰탕, 고기곰탕) 제품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유기농한우곰탕은 유기농 한우 소머리와 사골, 잡뼈와 물 이외에는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고 푹 고은 제품이다.

   
▲ 산청 유기농 한우 사골곰탕.
 

■ 산청군, 친환경생태농업 ‘앞장’

 

 산청군은 일찍이 친환경생태농법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적극 장려·확대해 왔다. 이러한 노력 탓에 지난 2020년 ‘제10회 경남도 친환경 생태농업대상’ 우수 시·군 평가에서 ‘우수군’에 선정되기도 했다.

 군은 지난 2007년 당시 농림부가 주관하는 ‘광역 친환경 농업단지 조성사업’에 선정돼 차황면과 인근 생초·오부·금서면, 산청읍 등 5개 읍면지역 1350농가에 2008년부터 2년간 100억원(국비 50억 원, 지방비 40억원, 자비 10억원)의 사업비를 지원 받기도 했다. 

   
▲ 산청군 산엔청 차황 메뚜기 쌀.
 

 이후에도 2008년 단성면 등 유기농밸리사업 추진과 함께 현재까지 매년 친환경농업기반구축사업을 시행해 오고 있다.

 그 결과, 자립형 친환경단체의 육성은 물론 친환경 농법과 축산을 연계, 경축자연순환농법 인프라 구축, 무농약 벼 자체 수매 및 유통업체와 직거래 개설 등의 성과를 거뒀다.

 현재 산청 지역에서는 산청군친환경연합회 소속 농산물 610농가(767ha), 축산물 33농가(1196t)가 친환경 생태농업에 참여하고 있다.

   
▲ 산청 차황면 다랭이 논. 산청 유기농 한우는 자연순환농업을 바탕으로 재배한 유기농산물 사료만 급여해 키운다.
 

 이들은 유기농쌀과 유기한우 제품을 비롯해 유기농 과수, 유기농 장류, 유기농 건 야채 등 다양한 친환경 농산물·가공품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이들 농가와 단체들은 친환경농산물 생산에 그치지 않고 상품개발과 유통, 홍보, 체험 등 생태농업의 확대와 기능 고도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군은 매년 농업분야 군 자체예산 가운데 약 45%를 친환경 농업육성에 투입할 만큼 소비자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생산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이재근 군수는 “우리 지역 농축산인들은 1980년대부터 자연에 순응하는 순환농업, 즉 친환경 생태농업이 대한민국 농업이 가야할 길이라고 믿고 묵묵히 그 길을 걸어왔다”며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은 물론 논밭 농사와 함께 축산을 겸업하면서 각각의 부산물을 작물 재배와 가축 사육에 활용하는 경축순환농업도 함께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친환경농업 생산자와 소비자 간 소통의 창구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정책을 발굴·추진해 바르고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노종욱기자  nju@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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