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가야사 600년의 비밀 품은 ‘함안 말이산 고분군’

거대한 규모와 금동관으로 아라가야 국력·위세 보여줘
고대와 현대가 절묘한 조화, 말이산고분전시관 개관
역사 관광지로 ‘안성맞춤’
승인2021.08.31l수정2021.08.3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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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안 말이산고분군.

 지난 6월 함안 말이산 고분군에서 발굴된 유물 하나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바로 두 마리 봉황새로 장식된 금동관이다. 삼국시대 금공품(金工品)으로는 첫 발굴이어서 놀라웠고 지금껏 ‘왕’에 관한 유물과 기록을 찾지 못해 답답했던 아라가야의 당시 국력과 위세를 짐작하게 해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어 7월에도 낭보는 이어졌다. 함안 남문외 고분군이 이미 가야고분군 중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던 말이산 고분군과 통합되면서 거대 고분군으로 자리 매김한 것이다. 가야고분군은 내년 세계유산 등재 결정을 앞두고 있다.

 오는 2022년이면 세계적 유명세를 탈 수 있다는 얘기다. 더 유명해지기 전에 말이산 고분군부터 다녀오자. 

 ◆말이산 고분군 스마트투어 앱으로 출발!

 함안군이 제작한 앱, ‘함안 말이산 고분군 스마트투어’의 도움을 받아 길을 나선다.

 말이산 고분군 입구는 모두 5군데로 마갑총, 함안박물관, 함안군청, 도동마을, 관음사다. 어디를 출발점으로 잡느냐에 따라 탐방코스는 달라진다.

 사전 지식을 얻기 위해 함안박물관을 출발점 삼는 것이 좋다. 단 박물관은 현재 리모델링 중이어서 임시 휴관 상태로 10월께 재개관한다고 한다.

   
▲ 불꽃무늬 토기를 형상화한 외형에 아라가야의 땅 함안의 역사를 담은 함안 박물관 외부 모습.
 

 박물관은 단순하지만 상징적이다. 불꽃무늬 토기를 형상화한 외형에 아라가야의 땅 함안의 역사를 담았다. 박물관 마당에는 수레바퀴모양토기, 돌방무덤, 아라홍련 시배지, 고인돌공원 등 볼거리가 즐비하다. 

 박물관 뒤 7호분 앞에서 말이산 고분군 탐방 함안박물관코스가 시작된다. 입구 안내판은 말이산(末伊山)이란 이름의 어원이 ‘머리산’에서 왔다고 소개한다. 왕의 무덤이 있는 산, 경외감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할 정도로 경이롭고 아름답다.

 ◆이렇게 아름다운 묘역이 있을까?

 말이산은 산이라고 하지만, 해발 40~70m의 구릉이다. 구릉이라기에도 낮은 언덕 수준이다. 얕게 오르내리는 고분군의 곡선은 유려하다. 고분군은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1.9㎞ 주능선을 중심으로 서쪽 방향으로 여덟 갈래 가지를 친 모습이라고 한다. 주능선을 따라 고분군이 늘어서고 가지능선을 따라 고분들이 또 늘어섰다.

 이곳에서는 능선을 따라 사진 찍기에 푹 빠진 젊은 탐방객들의 모습이 간간이 목격된다. 천년 넘은 묘역과 청춘들의 활기찬 모습이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삶과 죽음, 현대와 고대가 어우러진 역사적인 무대가 바로 말이산 고분군이다. 


 ◆고대와 현대 절묘한 조화 ‘역사관광지’ 

 안내판의 고분은 북쪽에서 남쪽 방향으로 모두 37호분까지 번호가 매겨져 있다. 대형 봉분들이다. 이들 고분을 포함해 고분군 전체에서 확인되는 고분은 129기나 된다. 아라가야의 전성기인 5세기부터 6세기에 만들어진 고분들이다.

 1500여 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봉분이 깎여 나가거나 무너져 번호를 부여받지 못한 봉분은 1000기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말이산 고분군으로 오르는 북쪽 입구는 아파트촌을 바로 앞에 두고 있다. 1호분 앞에서 아파트촌을 바라보다 돌아서 고분군을 바라보면 1500년이 넘는 시차를 실감한다. 도도하게 물결치듯 뻗어있는 고분의 바다가 인간사 굽이굽이를 넘듯 일렁이며 다가온다. 

 ◆고분군 등줄기를 따라 걷다

 4호분과 13호분은 함안군청을 내려다보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4호분과13호분은 말이산 고분군의 고분 중에서도 그 크기에 있어 단연 돋보인다. 거대한 두 고분은 말이산 능선 정상부에 우뚝 솟아올라 아라가야의 고도를 내려다보고 있다.

 4호분을 지나 함안군청 뒤편에 위치한 2호분과 3호분에서 북쪽으로 내려다보면 봉황장식 금동관이 발굴된 45호분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 말이산고분전시관 실제 크기로 재현된 가야의 대표적인 무덤 양식인 돌덧널무덤이 발굴된 대형고분 4호분의 내부 모습.
 

 새로 생긴 탐방로를 따라 45호분으로 가면 가야읍의 모습이 손에 잡힐 듯 한눈에 들어온다. 고분군의 초록색과 푸른 하늘의 조화 역시 아름답다. 이곳에서 금동관과 가야토기 최고의 걸작이라는 사슴모양토기가 출토됐다.

 다시 길을 돌아 4호분을 지나쳐 13호분이 있는 남쪽으로 향해 15분쯤 걸으면 눈앞에 거대한 고분이 모습을 보이고 있다. 13호분이다.

 남북으로 길게 늘어선 말이산 고분군의 한가운데 위치한 13호분에서는 가야시대 별자리가 나왔다고 한다. 또 무덤 안 네 벽이 모두 붉게 칠해져 있었다고 해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고분 내부가 궁금하다면 말이산고분전시관!

 지난 8월 24일 문을 연 말이산고분전시관은 함안박물관 쪽으로 회귀하는 길에 구릉 아래 납작하게 엎드려 있다. 마치 고분군과 하나 된 듯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가지능선을 지붕삼아 낮게 건립된 300평 규모의 지하 전시관은 고분군의 전경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전시관을 건립하고자 한 함안군의 의지가 잘 드러난다.  

 이곳에는 가야의 대표적인 무덤 양식인 돌덧널무덤이 발굴된 대형고분 4호분의 내부가 실제 크기 그대로 재현돼 있다. 최대 규모 고분인 13호분 발굴 당시를 보여주는 3D 영상을 통해 스스로 발굴자가 돼 무덤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체험도 할 수 있다.

 금동관과 집모양, 사슴모양 등 다양한 형태의 토기가 출토된 45호분, 철의 왕국 아라가야의 말갑옷이 확인된 마갑총 등도 상세하게 소개한다. 

 최신 전시기법을 활용한 실감 영상관은 누구나 감탄사를 터뜨릴 만하다. 기록이 적어 미스터리에 가까운 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미디어아트로 화려하게 펼쳐 보인다. 그 외에도 다채로운 전시품을 통해 고분군 내부에 대한 궁금증을 속 시원하게 풀 수 있다.

   
▲ 말이산고분전시관 미디어아트.
 

 전시관은 가야고분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여부에도 긍정적인 결과에 단단히 한몫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말이산 고분군을 다녀갔다면 말이산고분전시관 방문을 위해 다시 한 번 함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배성호기자  baesh@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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