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합천은 영원한 일본 고대식민지가 되려하는가?

  • 입력 2021.10.06 16:19
  • 기자명 /경남연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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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야 고분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가야사에 관심있는 분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가야사 연구·복원을 주문하면서 정부는 ‘가야문화권 조사연구 및 정비’ 사업을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해 지자체, 문화재청, 학계가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해 이제는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다. 

 우리 경남지역 일대의 가야 고분군이 유네스코에 등재되는 것 자체는 아주 자랑스러운 일이며 반드시 그렇게 추진을 해야한다. 

 하지만 간과하고 있는 아주 큰 문제가 있다. 일본이 한반도 남부지역(가야)을 지배했다고 왜곡한 일본의 역사책 일본서기에 나오는 ‘다라’라는 지명을 그대로 인용해 합천 옥전고분군을 등재돼서는 안 될 것이다. 이는 ‘다라’라고 하는 지명을 빼야한다. 

 만약 빼지 않고 그대로 등재한다면 우리 스스로가 합천을 일본의 식민지였다는 것을 인정하고 전세계에 알리는 아주 어처구나 없는 꼴이 된다.

 합천의 독자적 문화권을 확보하는 것에 연연해 우리역사를 주체적 의식과 문헌 사료를 가지고 결정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후손만대에 우리민족의 역사를 팔아먹는 오점을 남길 것이다.

 현재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하는 학자들은 합천을 가야연맹 중에 다라국으로 명명하고 있다.

 문헌적 근거로 일본서기와 양직공도에 나온다고 돼 있다. 그런데 일본서기에 나오는 임나는 가야가 아니다. 임나는 일본의 대마도와 큐슈지역에 있는 지명이다. 임나 7국에 다라가 포함돼 있는데 임나가 가야라는 등식으로 가야의 다라국이라고 하는 것은 아주 잘못된 시각이다. 다라는 일본 큐슈에 있는지명이기 때문이다. 

 합천은 가야시대 일본서기에 등장하는 왜의 식민지 다라국이 결코 아니다. 삼국유사나 삼국사기등의 우리 역사서에 나오지 않는다면 ‘합천 옥전고분군’ 가야유적으로 등재를 하면 된다. 

 이병선 전 부산대 교수는 대마도를 수차례 답사해 임나(任那)와 관련된 지명 80여 개를 찾아냈다. 다라라는 지명은 대마도와 큐슈에 더 많이 등장한다. 

 광복 이후에도 일본식민사학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조선총독부 산하 일본역사학자들의 학문적 계승을 한 소위 대한민국 강단사학자들은 조선총독부 수사관보로 남선경영론을 정립한 쓰에마쓰 야스카즈가 1949년 ‘임나흥망사’라는 책을 통해 주장한 임나의 위치를 일본 큐슈지역이 아닌 한반도 남부에 그대로 비정하고 있다.

 아주 잘못된 서술이다. 고령의 대가야는 가라, 대구는 탁순, 경산은 탁국, 합천은 다라, 함안 아라가야는 안라, 창녕 비화가야는 비자발, 김해 금관가야는 남가라 등으로 표현하면서 그는 이 책에서 “일본의 한반도 영유는 그 자체만으로도 일본의 자랑이며 구한말 일본에 의한 조선병합은 고대의 복원이다”고 조선침략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이는 앞으로도 영원히 일본이 한국에 대한 예속을 주장할 수 있는 정신을 인도해준다”고 서술하고 있다.

 합천은 남명조식 선생님이 태어난 고장으로 그 제자들이 임진왜란 때 분연히 의병으로 일어나 목숨바쳐 나라를 지킨 자랑스러운 충절의 고장이다.

 그리고 일제에 강제로 끌려가 원폭으로 산화하고 아직도 고통속에 삶을 살고 있는 원폭피해자분들의 원과 한이 서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합천을 일본식의 다라라고 표기한다면 일본인들의 성지순례 장소로 만들고 나아가 다시 고개드는 일본의 군국주의 망령에 영토분쟁의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는 우려를 범해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

 현재 중 고교 일본교과서는 합천을 그들의 고대 임나로 표시하며 자기 선조들의 땅이라고 교육하는 있다고 하니 어처구니 없는 현실로 독도 문제만큼 심각한 문제다.

 유네스코 등재에 앞서 지자체와 관련 학자 그리고 합천 군민이 다함께 모여 머리를 맞대로 학문적 토론의 장을 열고 올바른 합의의 과정과 정의로운 합천 군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할 것이다.

 역사는 단순히 과거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다. 과거는 현재에 끊임없는 영향을 주고 있으며 현재는 또한 미래를 결정짓는다.

 일제에 의해 왜곡된 역사를 단호하게 끊어 놓지 않으면 자칫 우리의 미래까지 암울하게 만들 수 있다. 

 문재인 정부의 가야사 복원사업이라는 국가적 프로젝트에 국고 240억이 투여됐고 20년간 총 1조1000억의 혈세가 투여될 가야사복원, 과연 누구를 위한 복원인가? 미래 이 땅의 후손들에게 역사적 진실을 토대로 민족적 자긍심을 물려줘야지 식민지의 올가미를 씌워서 물려주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과거의 잘못된 관습을 과감히 깨고 참된 역사로 바로 잡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해야 한다. 황강이 흐르는 아름답고 자랑스런 고장을 지켜나갈 합천군민의 깨어 있는 애국 애족정신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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