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호 칼럼] 과거 청산작업, 국민이 납득해야

승인2022.02.27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배성호 본지 전무 이사

 우리가 과거의 잘못을 들춰내고, ‘××청산’을 부르짖는 이유도 역사적 과오를 되풀이하지 말고 발전적 계기로 삼자는데 목적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해온 과거 정부의 청산작업은 발전적 계기가 되기는커녕 감정적이고 보복적인 인상이 짙어 역사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의 ‘적폐수사’ 발언과 관련해 “현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 수사의 대상·불법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한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저 윤석열 사전에 정치보복이란 단어는 없다”며 “법과 원칙에 따른 성역 없는 사정이라는 면에서 우리 문 대통령과 저는 같은 생각”이라고 답했다.

 특히 우리가 지금까지 추진해 온 각종 개혁과 청산작업은 역사적 과오에 대한 청산의지가 미흡하고 반성이 없고,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자기합리화(?)적인 사고가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곪은 상처를 치유하기보다는 더 깊이 곪게 하는 것 같다.

 또 청산해야 할 과거를 청산하지 못한 과오 때문에 지난날 우리의 역사유산은 부정적 요소가 더 많고 정통성이 결여돼 있는 것이다.

 지난 1993년 군정 30여 년(박정희·전두환·노태우 대통령)을 종식하는 문민정부가 출범했을 때만 해도 집권 5년 내내 우리사회 구석구석까지 사정의 칼날을 휘둘러 ‘이제는 민주화가 돼 가는구나’하는 국민적 기대에 부풀게 했다.

 그러나 30여 년이 지난 요즘 들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 싶을 정도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비리는 그대로 존재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고 있다.

 오는 3월 9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아직도 상당수 유권자들이 “지난 정국의 ‘탈탈털이식’ 청산은 그만큼 했으면 됐지 더 이상 할 것이 뭐냐”고 후보들에게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름을 거론하기는 좀 곤란하지만 (대통령 후보를 제외한)서슬이 시퍼렇던 정치권의 소총수(?)들도 무슨 약점이 잡혔는지 꿀 먹은 벙어리로 맥없이 물러나 앉아있는 것 같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지금도 우리 주변에는 민주화시대에 걸맞지 않은 탄압법규나 억압 장치 등 비민주적 요소가 많이 남아 있다.

 얼마동안 공정한 민주사회로 가는 듯했으나 일부 대통령 후보의 속속 드러난 각종 비리는 대선 이후에도 밝혀질지? 역사의 시계가 멈췄거나 뒤로 가는 듯한 느낌마저 들고 있다.

 물론 과거를 계속 거론한다는 것이 역사발전에 걸림돌이 된다는 말이 전혀 틀리지는 않은 것 같다.

 과거에 집착하느니 차라리 미래 지향적인 자세가 훨씬 생산적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오를 거론하지 않기 위해서는 과거의 잘못을 솔직히 시인하고 가능한 빨리 청산해 과거로부터 해방돼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과거’라는 족쇄를 채워놓고 미래를 향해 뛰라는 주문은 무리이기 때문이다.

 현 정부의 청산은 차기 정부가 해결해야 할 시대적 당위성이며 국민적 합의사항이다.

 그러하기에 국민이 납득할 만한 선까지 청산이 되고 개혁이 이뤄져야 하지 않겠는가.

 필자가 수차례 “소한마리로 이웃 간에 다투지 말라”, “살아가면서 동료들과 싸우지 말라”, “미운 자식에게 떡 한 조각 더 줘라” 등 칭찬과 양보·배려를 수차례 부르짖었으나, 요즘 선거판은 모든 협상에서 ‘양보·배려’란 단어를 잊어버린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수가 없을 것 같다.

 정말 과거청산이 보복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필자도 요즘 ‘너 죽고 나 살자’식의 대통령 선거판을 보면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과연 우리도 정부가 과거를 청산하기 위해 전직 대통령의 구속 등이 보복적인 행동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오는 3월 9일 대통령 선거엔 지금까지의 모든 잘잘못을 사랑(?)으로 감싸 안을 수 있는 덕(德)을 지닌 후보가 당선되길 빌어본다.

 

 

/배성호기자  baesh@gnynews.co.kr
<저작권자 © 경남연합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회사소개고충처리인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회원약관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웹하드
경상남도 창원특례시 성산구 용지로169번길 7, 8층(51436 경상남도 창원시 성산구 용호동 73-27, 8층)  |  대표전화 : 055-294-7800
이메일 : abz3800@gnynews.co.kr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12   |  발행인·편집인 : 김교수   |  청소년보호책임자 : 노종욱
Copyright © 2023 경남연합일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