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부교재 채택료 거부운동의 이율배반

승인2006.05.25l수정2006.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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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현장에서 부교재 채택료 비리를 뿌리뽑겠다’며 일부 교사와 시민사회단체가 나섰다. 부교재 채택료 거부 경남교사 선언에 이어 부교재 가격 인하 운동을 벌이겠다고 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교사들이 이 운동의 중심에 서있다. ‘부당한 부교재 가격 인하를 위한 경남운동본부’를 발족해 10만명의 시민 서명을 받겠다는 것이다.

중고등학교의 부교재 채택 수수료 관행은 교육계의 고질적 부조리 중 하나다. 이 비리를 뿌리뽑지 않고선 교사들에 대한 신뢰 회복은 요원하다.

그러나 이 운동본부의 핵심관계자 누구도 채택료 수수의 구체적 사례를 제시해 달라는 기자의 요구엔 꿈쩍하지 않았다. 전교조측은 이를 밝힐 경우 교권이 실추된다는 논리를 폈다. 나아가 교사 682명의 거부 서명만으로도 대단한 용기며 양심선언이라고 했다. 서명 교사 중에 채택료를 한 번도 받지 않은 교사가 누군지, 한 번이라도 받았던 교사가 양심적으로 서명했는지 여부조차 확인해 주길 꺼렸다.

한 경남도교육위원도 ‘누가 얼마나 받았는지’는 드러내지 않겠다며 함구했다. 그는 오히려 전교조사무소에 죽치고 있으면 뭐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전교조는 한 발 더 나가 부교재 납품업자나 출판사에 물어보고 우리한테 연락해 달라했다. “깨끗한(?) 창원 모 고등학교 교사의 10%가 채택료를 받았다”면서도 “그 10%를 드러내면 학교의 명예를 더럽힌다”며 취재를 말렸다.

깨끗한 학교의 교사는 10%든 90%든 다 받아도 된다는 말인지, 전교조측의 모순된 발언은 기자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돈 받은 교사’의 보호 의무를 내세우며 추진하는 이 운동의 진실이 의심스런 대목이다.

진심으로 부끄럽지 않은 교사로 서려면 실제 채택료를 받은 교사들이 직접 나서야 할 일이다. 거기에 이 운동의 진정성이 있지 않을까./박상희 기자박상희  abz3800@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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