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호 칼럼] 대한민국 자살률, OECD 가입 국가중 1위

  • 입력 2022.10.23 10:50
  • 기자명 /배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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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의 자살률이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 34개 국가중 가장 높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의 국가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통계청은 “지난 한해동안 하루 평균 37명(총 자살자 1만3500여 명, 지난해 총 사망자 31만7680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고 밝혔다.

 연령별로는 10대, 20대, 30대는 자살이 사망원인 중 가장 많았다.

 자살 사망자 비율을 보면 10대 43.7%, 20대 56.8%, 30대 40.6%에 이른다.

 40대 이후에는 암이 사인 1위였다. 암으로 사망한 사망자 비율은 40대 27.7%, 50대 35.4%, 60대 41.4%, 70대 34.7%, 80세 이상 17.1%였다.

 지난 1990년대 한해 6000에서 8000명이던 자살자수가 2002년말 카드대란 이후 증가, 매년 늘어나는 추세이다.

 그러나 실제 변사 처리된 자살자 수나 자살미수자를 감안하면 자살건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30여 년 전 자살자수는 교통사고 사망자 수와 비슷했으나, 야간음주단속 이후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재 인구 5162만여 명중 자살자 1만3500여 명! 3824명중 1명으로 확률적으로는 0.026%에 불과해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겠지만, 우리 모두가 한 번 쯤은 자살의 동기와 대책 등을 신중히 생각해 봐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살행위는 여러 동물 가운데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만이 하는 행위로 심각성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한국이나 일본, 인도 등 동양권에서는 자살을 ‘자기부채’, ‘자기처벌’, ‘자기속죄’의 방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정신분석학자이자 심리학자인 미국의 지그문트 프로이드는 “자살행위는 일종의 타살행위로서 그것은 극단의 이기일뿐이다. 다시 말해 다른 사람을 죽이고 싶으나 마땅한 대상이 없어 그것이 안 되니까 살해대상을 단지 자신을 대타로 선택했을 뿐이다”고 설명하고 있다.

 “내 목숨 내가 버리는데 웬 간섭이냐?”, “내 자식 내가 데리고 이 세상 하직하는 데 무슨 말이 많으냐?”고 할지 모르겠으나, 자신의 생명이라고 해서 생을 스스로 처분해 버리는 것은 이기적 타살행위요, 타인의 목숨(자식이나 동료)을 동반해 가는 자살행위는 횡령이나 사회적 배임이며, 이는 곧 범죄행위에 해당된다는 것이 사회학자들의 주장이다.

 최근 생활고를 이기지 못한 ‘40대 여인의 4살짜리 딸과 동반 자살’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존재의 방식과 삶의 본질에 대해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또 생활고와 신병을 비관해 목숨을 끊는 노인이 있는가 하면 장가 못 간 농촌 총각, 농협 빚에 쪼들린 농민들이 세상을 등지고, 고부간의 갈등과 변심한 애인 때문에 삶을 포기하는 등 자살의 도미노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와 함께 청소년의 집단자살 현상이 두드러져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으며, 최근 재벌과 유명 인사들도 회사의 빚과 미투 등으로 인간적인 갈등을 감당하지 못해 자살하는 등 우리사회의 가진 자(?)들의 자살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어쨌든 하루 세 끼를 걱정하면서 살아가는 많은 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가진 자들의 자살은 오히려 사치스럽기조차 하겠으나, 갈수록 자살이 유행병처럼 확산돼 삶의 본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목숨을 쉽게 포기해 버리는 행위는 ‘무기력한 현실 도피행위’이며, 삶에 대한 직무유기다. 죽을 수 있는 용기는 곧 살아갈 수 있는 의지로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자살이 인간만이 갖는 특징이듯이 삶을 위한 용기도 지혜와 이성의 동물인 인간만이 가질 수 있다.

 40·50대 가장의 고뇌에 찬 유서와 삶을 중도에 포기하는 자에 대해 우리 모두가 처방과 대책을 하루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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