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수 논단] 우리가 아는 정치는 단군 이래 한 번도 조용했던 날이 없었다

승인2022.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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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지 이현수 논설위원.

 한파 경보에도 예년에 비해 12월 첫날 기온이 그리 차갑지는 않다. 눈이라도 내렸으면 좋을 시간, 떠나가는 모든 것과 흘러가는 모든 것에는 알 수 없는 눈물겨움이 있었음을 눈치챈다.

 낙엽 지고 가을마저 떠났다는 사실에도 이유 모를 아픔이 배어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사람과의 관계 특히 세상을 살아가며 부딪히는 가까운 지인들과의 크고 작은 인연들과의 관계에도 자연에서 느끼는 아픔 못지않은 허무가 존재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

 평범함 속에서 잘 살아낸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어쩌면 그것이 비범한 삶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살며 부대끼며 자신이 저질러온 과는 너무나 크고 굵은 삶의 아픔으로 남았다는 자책도 해보는 12월 첫날이다.

 지난 6·1 지방선거 이후 경남지역 일부 지자체장들의 선거법 위반에 대한 결과들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했다.

 기소와 불기소에 대한 석연찮은 결론에 어디까지가 공정이고 어디까지가 상식인지 헷갈리는 부분도 많다.

 어찌 됐거나 공직자가 선거 과정에 깔끔하지 못한 처사로 주변이나 본인 당사자가 검찰이나 경찰의 조사를 받고, 또 현재까지 조사 진행 중인 사안이 있다는 것은 도민이나 시민의 마음을 지는 계절만큼 허망하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대표적인 예로 홍남표 창원시장의 기각에 따른 업무 공백은 백만 창원시민에게 그 피해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

 앞으로 진행될 재판에 따른 행정 공백 우려에 대한 부분은 “크게 행정력을 낭비할 것 같지는 않다. 만약 행정이 낭비될 공간이 있다면 열심히 일해서 메우도록 하겠다. 현재 표류하는 14개 사업 리뷰를 했지만, 우선순위를 두고 검토했던 몇 개 사업부터 조만간 추진상의 문제점, 나아가야 할 방향, 12월부터 하나하나 발표하면서 시정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는 기자회견을 오늘 했지만 걱정과 우려는 오롯이 시민의 몫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할 선출직 공직자들의 선거에 대한 태도는 법의 기준을 허용하느냐 아니냐의 책임 문제보다 그들을 믿고 투표한 시민 유권자들이 입을 마음의 상처에 대한 책임이 더 크고 무섭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한 번 떠난 민심은 두 번은 허용하지 않았다는 선거의 질서가 무너지는 현상은 아직 없었다.

 늘 선거가 끝나고 나면 그들의 방패에 가려진 치부는 뒤늦게 언론에 노출됐고, 믿고 투표한 시민만 스스로 무지했다는 자책과 반성만 있었을 뿐 정치인 어느 한 사람이라도 내 탓이었음을 시인하는 모습은 여태 보지 못했다는 현실이 슬프다.

 모든 것이 변명으로 들리는 2022년의 겨울.

 성급한 기다림이겠지만 오늘은 맑은 차 한 잔을 손에 들고 처마 끝으로 떨어지는 싸락눈의 추락을 감상하고픈 날이기도 하다.

 생뚱맞은 생각이겠지만 싸락눈 사이사이에 듬성듬성 흰 눈이 섞여 내리는 날이면 더 좋을 것 같다는 환상에 취해보는 그 기분도 알싸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눈을 기다리는 저녁, 가슴으로 지난가을과의 완전한 작별을 알리는 가지 끝 낙엽이 지는 모습을 보았다.

 우리가 뽑은 공직자들도 중간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검증 시스템이 있다면 떨어져 날려 보내는 낙엽의 존재처럼 보낼 수 있는 길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운 사람들과의 안부가 궁금해지는 12월이다.

 여러 지인들의 안부를 묻는 평범 속 비범한 일상을 즐기는 방법도 아직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코로나19를 이겨내는 한 방법인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가 아는 정치와 선거는 단군 이래 한 번도 조용했던 날은 없었다.

 자연의 이별과 계절과 계절이 주고받는 인수인계 과정의 깔끔한 모습을 정치는 왜 닮아갈 수 없을까?

 누구와 만나도 편하고 즐거운 정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일에 정치인이 앞장서 주면 좋겠다는 기대는 언제나 희망이겠지만, 그래도 그런 세상이 어서 와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도민 스스로 건강관리에 집중하는 연말연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경남연합일보  abz3800@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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