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여전히 벚꽃 찬란한 창원의 하늘에 해는 떠 있다.
몇 십 년을 살아오며 시인이 만난 사람들은 모두가 멍든 하늘을 머리에 이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이 세상 모든 사람들 머리 위에 자리 잡고 있는 하늘 그 자체는 시퍼렇게 멍든 것인지도 모른다.
어제의 하늘이나 오늘의 하늘이 별반 차이 없지만 시인의 시는 날마다 다르고 날마다 새로웠다.
김새하 시인이 ‘도서출판 지혜’를 통해 ‘도망칠 수 없다면,’을 발간했다.
김새하 시인의 이번 시집에서 ‘너’라는 존재는 자주 화자에 의해 호출돼 시적 무대 위에 놓인다.
대개의 경우 ‘너’는 이미 사라진 상태이며, ‘나’는 그런 ‘너’를 향한 그리움을 여러 오브제를 통해 감각적으로 전달한다.
겨울 내내 슬펐던 꿈들을 버리고 봄을 기다리던 독자의 가슴으로 김새하의 시집이 도착했다.
어제의 하늘과 오늘의 하늘이 결코 비슷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그녀의 시는 말한다.
독자들과의 깊은 조우를 위해 남몰래 써내려갔을 그녀의 시가 큰 사랑 받는 봄이기를 기원한다.
서정과 반서정, 이성과 반이성, 자유와 구속, 기지와 역사철학적인 지식 등을 통해 매우 아름답고 독특한 시 세계를 구축해 나가는 김새하 시인은 경남 마산에서 태어나 지난 2017년 계간 ‘시현실’에서 신인문학상을 수상하고 같은 해 최치원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면서 계간 ‘시작’으로 등단했다.
경남문협, 창원문협, 민들레 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영남시 동인이며 문예지 ‘시인들’에서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