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마산 모여고 축구특기생의 딱한 처지

  • 입력 2006.05.29 00:00
  • 기자명 강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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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의 모여고 축구선수 특기생으로 여자축구 국가대표의 꿈을 키워가던 두 여학생이 그 꿈을 접어야 할 지경에 처했다.

두 여학생은 같은 학교의 여자축구 특기생으로 한 여학생의 집에서 같이 살면서 공부와 운동을 해 오던 중이었다. 지난해말 학생의 가족들은 소속 학교와 상의하지 않고 보다 나은 환경에서 공부와 운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여자축구 특기생을 체계적으로 양성한다는 여학교가 있는 인천으로 이사한 뒤, 그 학교에 특기생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러나 마산의 소속 학교측에서는 이적불가 방침을 고수, 해당 학생과 학보모들은 진퇴양난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다.

두 학생이 속한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처지가 딱하기는 하지만, ‘대한체육회 특기입학생 타도 선수이적 불가 규정’에 따라 이적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적에 동의해줄 경우 이것이 선례가 되어 경남지역의 여자축구 뿐만 아니라 타 종목의 경우에도 혼란이 일어나게 될 것이 뻔하다는 것이다.

학교의 체육특기생 양성은 한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당국과 체육회의 공조하에서 이뤄지는 학교체육진흥이라는 전체 계획 속에서 진행되는 일이다. 학생 하나하나의 입장을 고려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인천으로 이사하기 전에 학교와 충분히 상의하지 않은 학생과 학생가족들의 행동도 신중하지 못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학교체육의 목적은 건강한 상식과 신체를 갖춘 가능성있는 체육인을 길러내는 것이다.

현재 두 학생은 학적이 없는 무적상태로, 이적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운동을 계속하기는 커녕 수업일수 미달로 제적처리되어 일반학생의 신분도 유지할 수 없게 된다고 한다. 하루빨리 학생들의 부모와 교육당국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어린 두 학생의 창창한 앞날을 생각하여 공부와 운동을 할 수 있는 현실 가능한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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