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를 일본해로 표기’…보훈처 알고도 방관

국외 한국전 참전 23개 기념시설물 중 13개 일본해로 표기

  • 입력 2023.05.21 18:50
  • 수정 2023.05.23 14:54
  • 기자명 /권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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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보훈처가 한국전쟁 참전 국가들에 설치된 참전기념시설물 중 한반도와 인접 바다가 표기된 것들 중 절반 이상이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고 있음에도 이를 8년째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경남 진주시을)에 따르면 국가보훈처에 자료를 요청해 받은 답변자료인 ‘국외 한국전 참전기념시설물 현황’을 보면 5월 현재 국외 한국전쟁 참전기념시설물은 총 384개다.

 참전기념시설물이 가장 많이 설치된 국가는 미국으로 총 295개(76.8%)이며 다음으로 캐나다 22개, 벨기에 12개 등의 순이다.

 국외 한국전 참전기념시설물 중 한반도가 표기돼 있지 않는 시설물이 195개(50.8%)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 한반도가 표기 여부 미상(미확인)인 시설물이 100개, 한반도가 표기된 시설물이 89개 순이다.

 문제는 한반도가 표기된 국외 한국전 참전기념시설물 중 인접 바다가 표기돼 있는 23개의 참전기념시설물의 절반 이상인 13개(56.5%) 시설물에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돼 있다는 것이다.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돼 있는 13개 국외 참전기념시설물 중 절대 다수인 12개(92.3%)는 미국에 설치돼 있으며, 나머지 1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설치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반도와 인접 바다가 표기된 국외 한국전 참전기념시설물 중 동해가 표기된 시설물은 6개이며 동해와 일본해가 병행 표기된 시설물은 4개에 불과했다.

 더 큰 문제는 국가보훈처가 일부 국외 한국전 참전기념시설물에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돼 있음에도 8년째 이에 대한 오류 수정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보훈처는 2011년과 2013년 미국에 설치된 한국전 참전기념시설물 2개의 일본해 표기 언론 보도 후 재외공관에 오류 수정 협조 공문을 발송(5회)했다.

 다음으로 2014년 국회에서 도감 내 국외 한국전 참전기념시설물상 일본해 표기에 대해 지적받은 후 같은 해 ‘국외 한국전 참전기념시설물 실태점검’ 공문을 재외공관에 발송(4회)했으나 2015년 7월(1회)이 마지막이었다.

 즉, 2015년 7월 이후 현재까지 8년째 국외 한국전 참전기념시설물 중 일본해 표기 시설물에 대한 오류 수정 작업을 손 놓고 있다는 것이다.

 강민국 의원은 “국가보훈처가 국외 한국전 참전기념시설물 중 일본해가 버젓이 표기된 시설물이 13개나 있음을 인지하고도 8년째 이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을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승격되는 국가보훈부에서는 외교부 및 재외공관과 한국전 참전기념시설 실태파악을 정례화하고, 일본해 표기 등 오류 발견 및 수정을 위한 별도의 국외 한국전 참전기념시설물 실태 파악 및 개선사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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