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수 논단] 새로운 정책은 꽃을 닮은 완벽한 아름다움으로 시민에게 다가서는 매력이 있어야

  • 입력 2023.06.13 10:51
  • 수정 2023.06.13 19:55
  • 기자명 /경남연합일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본지 이현수 논설위원
본지 이현수 논설위원

 고독한 사람을 고독하지 않게, 슬픔에 잠긴 사람을 슬프지 않게, 절망에 허우적거리는 사람이 있다면 절망에서 빠져나오게 하는 그런 힘과 용기와 능력이 있다면 그 힘과 용기가 수반된 능력은 어디로 가야 만날 수 있는 것일까?

 꽃의 이름을 가진 그들 사이에도 덜 슬프고, 덜 외롭고, 덜 괴로운 꽃들이 따로 있을까?

 주변에 널린 수많은 꽃들로 인해 계절은 분명 아름다움의 절정이고 그 무수한 꽃을 찾아드는 벌나비의 활동적 생동감이 나태한 인간에게 던지는 메시지도 강렬하다는 느낌이 든다. 좋은 자리에 터 잡은 꽃자리에 찾아드는 벌나비의 수월함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지는 계절이다. 생뚱맞지만 학교의 위치도 요즘은 등하교 하기 쉬운 곳이 신 명문 학교로 부상하고 있음은 어쩔 수 없는 현실 아니겠는가.

 양봉을 하는 분들이 벌통을 기온의 변화에 따라 움직이는 이유도 좋은 자리에서 질 좋은 벌의 식량을 손쉽게 얻기 위함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자연이 연출한 신록의 눈부심으로 가득 차 있는 이 좋은 계절에 우리 지역 경상고등학교를 중심으로 시내버스 운행 개편에 따른 소란이 한차례 소나기처럼 지나갔다.

 이유는 창원시가 18년 만에 버스 노선 전면 개편을 단행하면서 학교와 학교운영위, 그리고 버스를 이용하는 학생들과 시민에 대한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창원시는 지난달 9일 버스 노선 개편을 발표하면서 인터넷 안내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홍보 책자 1500부를 마을회관과 경로당, 각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등에 배부하며 노선 개편을 홍보해왔다. 하지만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에게까지는 직접적 홍보가 덜된 듯한 느낌이라 경상고등학교의 경우처럼 시행과 더불어 현장에서의 불편이 노출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 하는 안일함이 문제를 키우고 수습하기 어려운 현상까지 초래하는 사례로 발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무리 좋은 버스 노선이라 자랑해 본들 정작 다수의 시민이 불편해한다면 그 정책은 다시 보완하고 수정해야 할 필요가 있는 정책일 것이다. 시장까지 나서서 아이들 등하교에 문제는 없는지 점검하고 있다 하니 수습은 빠르게 이뤄지리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임시방편이겠지만 학생들의 등하교 시간에 좀 더 오래 정차하고, 환승하는 시간을 줄이는 방안으로 2~3개월 한시적 운용을 거치면서 문제점을 파악하겠다는 대안이 전홍표 창원시의원(민주당, 월영·문화·반월중앙·완월동)의 중재로 나왔다는 이야기도 들려왔다. 그래도 본 내용에 대해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19-1번 버스 노선의 추가 증설까지 약속했다는 것이 전의원의 전언이다.

 대중교통의 안정성과 정시성, 신속성 향상을 위해 시내버스 노선을 전면 개편했다는 창원시, 간선노선 배차 간격을 줄이는 데 중점을 뒀지만 환승에 불편을 겪는 책임을 익숙하지 않은 시민의 문화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아직은 적응하지 못한 시민의 민원을 잘 달래고 어루만져 빠른 시간 안에 좋은 개편 정책으로 안정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행정을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과 이용하는 시민 전부 같을 것이다.

 세상에 그냥 피는 꽃은 없다. 꽃이 피기까지의 과정에서 수많은 자연의 변화를 이겨낸 질서의 대가로 본질의 아름다움을 연출한다. 사람이 만들어내는 결과에 대한 기대치도 부단한 연구와 시험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임을 우리는 경험으로 안다.

 10일 버스 노선의 전면 개편 당일 시민들의 민원 전화가 200여 통을 넘었다는 것은 신 교통 추진체계에 대한 이해와 준비가 덜 됐다는 결론으로 보면 된다. 창원시 누리집 ‘시민의 소리’에도 시내버스 개편으로 인한 불편을 제기하는 민원이 줄을 이었다는 점에서 행정이 다시 한번 대시민에 대한 홍보의 중요성을 알았으면 좋겠다.

 유월 온 지가 언제였냐는 듯 어느새 달은 기울어 중순을 넘어서고 있다. 사람이 가진 모습에서 생각이 먼저 늙어가는 불행을 지녔다면 그의 매력도 금세 시들어버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중년의 매력을 두고 세월에 도둑맞은 아픔이라 했다. 우리가 제시하는 정책의 매력은 도둑맞은 중년의 생각이 아니라 꽃을 닮은 아름다움으로 자연의 흐름을 이겨낸 완벽함으로 시민과 만나는 것이었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경남연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