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종욱의 세상만사] 마음에서 멀어진다는 것은?

  • 입력 2023.07.20 10:49
  • 기자명 /노종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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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종욱 편집국장
노종욱 편집국장

 인구 104만의 도시 창원특례시. 지난 2010년 창원, 마산, 진해 등 3개 시의 대 통합으로 광역단체에 버금가는 통합시로 역사적인 출발을 했다.

 현 경남도지사인 박완수 지사가 민선 1대 통합시장을 역임했으며 이후 안상수 전 국회의원과 허성무 씨가 2기, 3기 민선시장을 역임했다.

 지난 2020년 12월 9일 ‘지방자치법’ 정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특례시’ 제도가 제정됨에 따라 특례시로 승격이 결정됐고, 2022년 1월 13일 창원특례시로 출범했다.

 ‘특례시’란, 기초자치단체 지위를 유지하면서 광역시급 위상에 걸맞은 행정·재정 자치권한을 확보하고, 일반 시와 차별화되는 법적 지위를 부여받는 새로운 지방자치단체 유형이다.

 경남도의 중심지인 창원특례시는 역사적으로도 아주 중요한 도시이다.

 경남도청의 소재지이자 경남도 최대 도시로 비수도권 유일의 ‘특례시’이기도 하다.

 때문에 대한민국의 기초자치단체 중에서는 가장 많은 5개의 일반구가 설치돼 있고, 시의원 선거구도 18개로 가장 많다.

 또한 창원시는 경남도의 중심도시로 경남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중심지이다.

 경남도청, 경남도의회, 창원지방법원, 창원지방검찰청, 경남지방경찰청, 경남도교육청, 정부경남지방합동청사, 그 외 정부 부처 및 관계 기관들의 경남도 청사가 상당 부분 창원시에 몰려 있다.

 이토록 자랑스러운 창원시가 지난 민선 8기 자치단체의 출범 이후 바람 잘 날 없다.

 지난해 현 창원시장의 선거법 위반 송사를 시작으로 당시 캠프의 중요 인사가 부시장으로 취임하고 1년의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최근 당시 선거 캠프에 있었던 여러 인사들의 이전투구(泥田鬪狗)로 각종 제보가 쏟아지면서 그들의 행보가 연일 언론에 재조명되고 있다.

 창원시는 예로부터 많은 학자들의 선비정신이 대대로 이 고장의 근간에 이어져 왔음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작금의 창원시는 이러한 선비정신이 사라져가고 있음을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의 탄식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다.

 조선조 500년을 지탱해 온 사상적 기조는 선비정신이었고, 선비의 선도(先導)에 의해 역사를 일궈 왔다.

 그로 인해 우리의 삶 구석구석에 선비의 얼이 스며 있고, 우리의 문화 마디마디에 선비의 얘기가 꽃 피어 있으며, 통합 창원시의 고을 곳곳에 선비의 모습이 전설처럼 새겨져 있다.

 자고로 선비는 길이 아니면 가지 말아야 한다.

 자리가 의롭지 않지 않으면 앉지도 말아야 한다.

 그것이 벼슬을 탐하지 않았던 많은 선현(先賢)들의 가르침이기도 하다.

 하는 일마다 그 직업에 맞는 기본자세는 분명히 있다.

 학생은 학생으로서 갖춰야 할 자세가 있을 것이고, 군인은 군인으로서의 자세가 있을 것이며, 국민은 국가의 구성원으로서 갖춰야 할 자세가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나라의 세금으로 운용되는 공직자들이 그 직에 맞게 갖춰야 할 자세, 국민들이 생각하는 도덕성이나 청렴성에 대해서 높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 사실일 것이다.

 그 이유는 하나다. 바로 그들은 국민들의 세금으로 공(公)적인 일을 하기 때문이다.

 후진국으로 갈수록 공직자들은 부정부패가 심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높은 도덕성이나 청렴성이 요구된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공직자들도 간혹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고 개탄스럽다.

 공무원 헌장은 ‘우리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공무원이다’라고 시작한다. 공직자는 가슴에 국민들에 대한 열정을 담고, 그 걸음에 신념을 더하며 역경을 이겨내고 성공에 대한 비전을 국민들에게 제시해야 한다.

 특히, 공직자는 자기 일에 편한 좋은 파트너를 찾으려 하지 말고 주민들에게 좋은 파트너가 돼야 한다.

 군림하려 하지 말고 소통으로 인한 섬김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스스로 자랑스럽지 않겠는가?

 마이동풍(馬耳東風)이라는 말이 있다.

 ‘따뜻한 봄바람이 불면 사람들은 기뻐하는데 말의 귀는 봄바람이 불어도 전혀 느끼는 낌새가 없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남의 의견이나 충고의 말을 귀담아듣지 아니하고 흘려버리는 태도를 말한다.

 지금의 창원시에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들과 일부 공직자들에 대한 소식은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

 오로지 주민들을 위해 맡은 바 임무를 묵묵히 수행하는 공직자와 그렇지 않은 공직자가 지금의 창원시에는 분명히 있다.

 ‘늘공’과 ‘어공’의 차이를 두며 서로 탓하지 마라.

 세금으로 운용된다면 모두에게 그 책임은 따르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창원시는 주민들과 소통해야 한다.

 그리고 조직 내부의 여러 가지 목소리도 살펴보는 아량을 베풀어라.

 모르는 척하지 말고, 못 들은 척하지 말고, 마이동풍(馬耳東風)도 하지 말아라.

 주민들은 좋은 소식을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나쁜 맘으로 일을 그르치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感之德之)일 것이다.

 모르는 것은 죄가 아니다. 알려고 하지 않는 것이 죄인 것이다. 제발 소통하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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