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人터뷰] 엔티코리아 엄희량 대표이사 “진심 담은 일터 만들고파”

산청지역 유일 장애인 표준 사업장

“부친의 후천성 장애가 편견 없애
장애인 이해 넓혀…모두가 행복한 기업 조성”

수도권 직장생활 정리, 부친과 함께 귀촌
‘산청에서 살으리랏다’ 실현

  • 입력 2023.08.08 19:00
  • 수정 2023.08.09 10:49
  • 기자명 /노종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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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티코리아 엄희량 대표이사.
㈜엔티코리아 엄희량 대표이사.

 

 이제는 찌는 듯한 더위가 심술을 그만 부려도 되련만, 가을을 맞이한다는 절기상 입추(立秋)임에도 불구하고 연일 낮에는 기온 36도가 웃도는 불볕더위가 계속되고 밤에는 열대야로 인해 일상이 지쳐가고 있다.

 소나기라도 시원하게 한줄기 내렸으면 좋으련만 야속하게도 도로 위 아스팔트 아지랑이들이 더 더위를 부추긴다.

 ㈜엔티코리아 엄희량 대표를 만나기 위해 향하는 발걸음도 더위에 지쳐 무겁기만 한데, 천진하기까지 한 밝은 웃음으로 맞이하는 엄 대표의 모습은 더위마저 싹 달아나게 했다.

 산청 유일한 장애인 표준사업장 인증을 받은 사회적 기업 ㈜엔티코리아 엄희량 대표, 장애와 비장애 간, 편견과 싸우며 “사회적 약자들이 대접받고 존중받는 사회와 기업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엄희량 대표를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입추에 만났다.

㈜엔티코리아 본사 전경. 
㈜엔티코리아 본사 전경. 

 Q. 우선 본인 소개를 해달라.

 반갑다. 지금을 열심히 살아가는 여성 청년 기업가이다. 진주에서 학교를 다녔고 아버지 고향인 이곳 산청에서 부모님의 권유로 처음 이 일을 시작했다.

 제품 특성상 남성 기업인들이 많은 이 시장에 13년 전 여리고 어리게만 보이는 여자아이가 ‘대표다’라고 나서니 처음에는 조금 힘들었다.(웃음)

 진주 경상대학교에서 경영학으로 학사와 석사를 전공하고 지금은 숭실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Q. ㈜엔티코리아는 어떤 회사인가?

 우리 회사는 국내산 PP(폴리프로필렌) 원료를 이용한 PP BAG, PP 원단, PP 벨트, 소포대 등을 생산하는 산업용 포장재 전문 제조기업이다. 

 지난 2009년 12월 11일에 창립한 PP BAG 제조업체로서 제사, 제직, 재단, 봉제의 모든 생산공정을 보유하고 있으며 우수한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컨테이너 백(톤 백), 철강 포장재, 쓰레기 마대 등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국내산 최고급 PP 원료만을 구입해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최고의 품질과 적정한 가격으로 고객 만족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

㈜엔티코리아의 PP 공정 과정
㈜엔티코리아의 PP 공정 과정
㈜엔티코리아의 PP 공정 과정
㈜엔티코리아의 PP 공정 과정

 이와 더불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지난 2011년 9월,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받은 후, 2014년에는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았으며 일하고자 하는 취약계층 지역민에게 일자리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장애인 기업, 우수기업, 청년 친화 강소기업 등의 인증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여성기업인증까지 받으며 신뢰와 존중을 기반으로 지속성장하는 기업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Q. 회사 대표로서 긍지와 어려움은 무엇인가?

 ㈜엔티코리아 직원은 총 30명이다. 이 중 70%가 저소득층이나 고령자, 그리고 장애가 있는 취약계층들이다. 

 사회적 기업의 인증 요건이 전체 근로자 중 취약계층의 비율이 30% 이상만 되는 인증을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회사의 취약계층 고용 비율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엔티코리아 본사. 장애인표준사업장과 사회적기업인증 현판이 붙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장애가 있는 사람 중 경증인 사람도 있지만 중증인 사람도 있다. 장애가 없는 사람들에 비해 동작은 조금 느리지만 순수한 마음을 가진 천사 같은 이들과 평생 함께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

 우리 회사의 가장 큰 장점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에 대한 편견 없이 모두가 가족처럼 행복하게 일을 하는 것이다.

 직원 모두가 본인 회사처럼 생각하며 일을 하는 것을 노동이라고 생각하지 않다보니 매출은 자연스럽게 해를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모두가 힘들었던 지난 2019년에는 100억원에 이어 2020년에는 10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2021년에도 30%가량 꾸준히 증가한 147억원을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150억원이 넘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매출액이 증가하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

 진심으로 직원을 대하고 직원 모두가 한 가족처럼 행복하게 일을 한다는 것이 이유라면 이유이다. 우리 회사는 직원들의 이직률이 낮다.

㈜엔티코리아의 PP 공정 과정

 어려움은 아무래도 산청이라는 지역적 한계로 인재 채용에 대한 어려움이 많다. 미래 먹거리를 위한 고민, 또 무한 경쟁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혁신 및 전략을 갖추는 것이 앞으로 지속적인 과제로 남아있다.

 Q. 이번에 여성 기업인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는데, 젊은 기업인, 특히 여성 기업인으로서 하고 싶은 말은?

 영광스러울 따름이다. 공부하기 위해 중국으로 떠났다가 아버지의 간곡한 권유로 귀국하고 창업했다.

 창업 후, 마음을 다해 정말 열심히 일했다. 그 진심을 사람들이 알아주기 시작했다. 회사의 성장에 보람이 있었다. 청춘을 마친 13년의 노력이 지금의 회사를 보면 뿌듯하다.

 지난 7월 4일에 받은 여성 기업가에 주는 국무총리상은 그간의 노력이 인정받은 것 같아 감개무량했다. 하지만 안주하지 않고 더욱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다짐과 책임감이 더 커졌다.

엄희량 대표가 받은 여성기업인 국무총리 표창장.

 나는 여성이라는 사회적인 편견과 장애인 고용 사회적 기업이라는 편견과 싸우기가 가장 힘들었다. 이 모든 것들은 부모님의 신뢰와 지지가 가장 큰 힘이 됐다.

 남성이 주류인 분야에서 젊고 특히 여성 기업으로 성장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간절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니 못해낼 일이 없다는 자신감과,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우먼파워가 경쟁력이 되기 때문에 여성 기업인들도 용기를 내기 바란다.

 현업에서 활동 중인 대한민국 여성 경제인들에게 존경심을 표한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같이’의 ‘가치’를 경영이념으로 삼고 바르고 진실하게 경영해 나가겠다.

 앞으로의 백 년을 준비하기 위해 우리 회사가 생산하는 제품에서 파생되는 친환경 제품들을 생산해서 미래 먹거리로 준비하겠다.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격려해달라. 분명한 것은 우리 기업의 활성화가 사회적 선한 기능으로 환원된다는 확신으로 더 진심을 담은 노력을 하겠다.

 엄 대표를 만난 시원한 청량감의 여운을 안고 ㈜엔티코리아를 나서는 길에도 폭염은 여전했다. 하지만 불볕더위가 뜨겁다기보다는 훈훈함으로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엄희량 대표.
엄희량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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