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종욱의 세상만사] 처음과 끝이 같은 창원시를 소망하며..

  • 입력 2023.08.31 10:47
  • 수정 2023.08.31 20:12
  • 기자명 /노종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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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종욱 편집국장
노종욱 편집국장

 사람이 한평생을 살면서 시작과 끝맺음을 같이 하기는 참으로 어렵고 힘들다.

 사람들은 이를 두고 ‘작심삼일(作心三日)’이니 ‘용두사미(龍頭蛇尾)’니 하면서 끈기 없음을 탓하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러한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단련하고 개발에 정진하며, 초지일관(初志一貫)의 자세로 흔들림 없이 일련의 일들을 추진한다.

 하지만 어떤 일들을 할 때 초지일관의 자세만 견지하며 일을 추진하더라도 그 방법과 절차가 잘못됐다면 사람들로부터 오해와 의혹을 살 수도 있다.

 초지(初志)가 1년이 지속되면 ‘나’를 바꿀 수 있으며, 10년·20년이 지속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무슨 일이든 시작할 때는 비장한 각오로 임하지만, 웬만큼 익숙해지면 대강대강 마무리하기 일쑤다.

 그래서 선인들은 초지일관을 입버릇처럼 말했다.

 노자는 도덕경(道德經)에서 “처음의 웅대한 뜻을 끝까지 가져간다면 실패할 일은 없다”라고 말했고, 조선시대 때 한명회는 성종에게 “처음에는 부지런하나 끝에서는 게으른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니 바라건대 임금께서는 마지막 삼가기를 처음처럼 하소서”라고 간(諫)했다.

 쉽게 결정을 번복하거나 가벼운 바람에도 흔들리는 사람은 절대로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

 또 거짓말을 상습적으로 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성공하는 사람의 비결은 바로 ‘초지일관’이다.

 재화(財貨)는 사람의 모습을 변화시킨다. 하지만 문화(文化)는 사람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그래서 백범 김구 선생은 백범일지를 통해 ‘국력이 강한 나라보다는 문화가 강한 나라’가 되길 희망했다.

 이렇듯 문화는 그 시대를 이끌고 지배한다.

 자치단체도 그 단체만의 문화가 필요하다.

 문화가 없는 자치단체의 장래는 어두울 것이라고 감히 단언하고 싶다.

 그 지역의 특성을 살린 그 지역만의 문화. 그 문화가 지역 주민들을 한 데로 모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상호 간의 끊임없는 소통을 필요로 한다.

 일방의 독선과 상대방의 견제만 있는 곳은 평화가 없다. 그저 시기 질투만 있을 뿐.

 지금 창원시는 어수선하다. 바람 잘 날 없는 창원시정은 지난달 24일 두 번째 압수수색이 이어졌다.

 시장 집무실을 비롯한 제2부시장의 집무실에서는 무려 9시간 동안의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또 다음날에는 현 시장의 선거캠프 관계자였던 인사들의 압수수색이 연이어 이뤄졌다.

 그로 인해 직원들이 가지는 심신의 압박감은 이루 말로 표현하기 힘들 것이다.

 소식을 접한 창원시민들 또한 정신적 충격은 어찌할 것인가? 가뜩이나 최근에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비롯해 국내·외의 굵직한 일련의 상황에서 불안감이 팽배해진 가운데 접하는 고장의 소식들에 허탈감마저 호소하고 있다.

 이러한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홍남표 시정이 처음 세웠던 뜻들이 흐려질까 두렵다.

 물론 일을 추진함에 있어 때로는 실수도 할 수 있을 것이고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선을 다한 실수는 이해를 구할 수 있겠지만, 유기로 인한 실수와 실기에 대한 책임이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다.

 결국 모든 피해는 창원시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돼 있다.

 취임 이후 단체장의 10여 차례가 넘는 송사(訟事)와 제2부시장의 쏟아지는 의혹들로 시민들은 지쳐간다.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지만 제기되는 여러 가지 의혹만으로도 당사자들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석전경우(石田耕牛)라는 말이 있다.

 묵묵히 자갈밭을 가는 황소처럼 우리에게 닥치는 일이 힘들고 진도가 쉬이 나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 마침내 모두가 뜻을 이루도록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이다.

 우선 시민들에게 그동안의 상황을 설명하고, 또 이해를 구하고, 향후 대처 방안에 대한 최소의 계획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저 묵묵부답(默默不答)으로 일관하고 있다.

 항상 주민들의 안위를 두루 살피며 관심을 두는 것이 창원시청의 존재 목적이다.

 하지만 작금의 창원에서는 주민들이 되려 창원시를 걱정하게 만드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최선을 다할 때 최고가 되는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인화(人和)의 길이라 여겨진다.

 국가를 평가할 때 국가의 규모가 아니라, 국가를 구성하고 있는 개인에 대한 평가에 의해서 진정한 선진국임을 인정받는다고 한다.

 자치단체 또한 마찬가지다.

 인구 100만이라는 규모만 자랑하지 말고 그에 걸맞은 성숙한 모습이 필요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원시민들은 일련의 상황에 의기소침해하지 말고 다시 한번 초지일관의 정신으로 일어서는 저력을 보여야 할 때다.

 그리할 때 역사는 우리를 최고의 시민들로 평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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