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수 논단] 소상공인의 눈물은 누가 닦아줄까?

  • 입력 2023.09.12 11:02
  • 기자명 /경남연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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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수 본지 논설위원
이현수 본지 논설위원

 또 한 계절을 보내고 단정한 마음으로 조상님을 만나야 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지엄하신 누군가의 결론에 따라 예상치 못했던 고통이 이웃과 주변의 아픔으로 이어지고, 대형 유통업보다는 소상공인의 아픔이 감당하기 힘들 만큼 다가와 있는 시절이다.

 그 아픔은 알고 느끼는 사람만이 치유 가능하다면 고통을 유발한 그 누군가에게는 어떤 책임을 물어야 할까?

 풀어진 넥타이처럼 이리저리 헝클어진 국가와 국가 간의 문제로 무엇이 과학이고 무엇이 문제인지조차 정확히 설명 듣지 못한 현실에서 불편을 겪어야 하는 사람은 늘 국민의 몫이다.

 역사의 어느 길 한 모퉁이를 걷고 또 걸으며 다 토해내지 못하는 말의 파편을 가슴으로 나누고 받아야 하는 그런 시절, 제아무리 어시장 한가운데에서 회를 먹는 뻔한 퍼포먼스를 해도 불안감만 가중되고 서민 경제는 어렵기만 하다.

 이런저런 이유로 늘 반복되는 일이긴 하지만 추석 명절 대목을 앞두고 소상공인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추석 명절 특수는 철 지난 유행어일 뿐이고, 눈만 뜨면 보도되는 오염수 방류 문제는 소상공인만의 힘으로 대응해 내기에는 벅찬 문제다.

 ‘김영란법’ 개정 소식 또한 마찬가지다. 지난달 29일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가결됐다.

 공직자 등이 직무 관련자와 주고받을 수 있는 농·축·수산 선물은 기존 10만원에서 15만원으로 상향됐다.

 특히, 설날과 추석 명절의 경우, 상한액이 평상시 기준보다 2배 높은 최대 30만원으로 올랐다.

 이를 계기로 유통업계는 명절 선물 가액 상승에 힘입어 추석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고액의 선물 세트는 백화점을 비롯한 대형 유통사에게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여 고가의 선물 세트가 상대적으로 적은 전통시장 소상공인의 기대감은 오히려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내수 진작을 위해 내달 1일까지 이어지는 추석 연휴와 개천절 사이에 낀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그러나 소상공인들은 오히려 연휴가 길어질수록 부담감이 커진다고 호소한다. 인기 관광지 숙박업이나 요식업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명절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내수 활성화 조치를 위해 임시공휴일까지 지정해 연휴가 길어졌지만, 긴 연휴 동안 매출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건 일부의 특수 업종에 한정된 이야기라는 것이 대다수 소상공인들의 이야기다.

 연휴 동안 고객도 없는 가게를 계속 열어두기엔 유지비 부담만 커지고, 그렇다고 긴 시간 동안 가게를 아예 닫을 수도 없어 오히려 고민이 더 커진 상황일 수도 있다.

 권력의 크기만큼 위로 올라간 자리의 위치만큼 해야 하는 일과 바라봐야 할 범위가 크다는 것은 시행의 지정에 따른 음양이 있음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령의 개정안을 변경하고 가결하는 것과 임시로 운영해야 하는 공휴일 지정도 신중해야 했다는 것이다. 정치인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아니지만 국민 다수의 이익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몇몇 소수의 피해 국민에 대한 동의도 구해보고 결정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국민의 동의를 얻고 공감을 얻는 정책으로 흘러갈 때 정치인도 살고 국가도 사는 것 아닐까? 후쿠시마 오염수도 그렇고 공휴일 지정 문제도 그렇고 소상공인은 늘 약자인 시민이고 국민인지도 모른다.

 걷다 보면 어둠 오고 어둠 걷히면 아침 오고 어쩌다 또 내리는 비에 옷 젖는 날도 있겠지만 이번 명절만큼은 다 잊고 행복한 연휴였으면 좋겠다.

 가족끼리도 나눠진 여야가 아니라 기분 좋은 기억 가득 안고 다 함께 웃으며 만나는 고향이고 친척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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