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별자리가 현현했던 함안 말이산 고분군, 찬란한 역사 세계가 주목한다

등재 가야고분군 중
가장 오랜기간 조영
가야 전기·후기 모두 보여줘
말이산 13호분서
가야의 별자리 확인
봉황장식 금동관
…아라가야 찬란한 문명 확인


함안 말이산 고분군, 그 속에 담긴 가야의 비밀

  • 입력 2023.09.19 19:00
  • 수정 2023.09.19 19:20
  • 기자명 /배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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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 말이산 고분군.
함안 말이산 고분군.

 

 ‘가야고분군(Gaya Tumuli)’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지난 17일 오후 9시 30분께(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제45차 세계유산회의에서 함안 말이산 고분군을 비롯한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가 최종 결정된 것이다.

 이번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가야고분군’은 한반도에 존재했던 고대 문명 ‘가야’를 대표하는 7개 고분군으로 이뤄진 연속유산으로 7개 고분군은 ▲전북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 ▲경북 고령 지산동 고분군 ▲경남 김해 대성동 고분군 ▲함안 말이산 고분군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고성 송학동 고분군 ▲합천 옥전 고분군이다.

 이번 세계 유산 등재는 지난 2013년 잠정목록에 등재된 이후 약 10년만으로, ‘가야고분군’은 1995년 석굴암·불국사와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가 대한민국의 세계유산으로 처음 등재된 이후 우리나라의 16번째 세계유산이 됐다.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제45차 세계유산회의에서 함안 말이산 고분군을 비롯한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가 최종 결정됐다. 제45차 세계유산회의에 참석한 함안군 관계자들이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를 기뻐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 왼쪽부터 백인수 주무관, 조근제 함안군수, 조신규 문화유산관광담당관 가야사 담당)

 이번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는 ‘가야고분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면서 “주변국과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독특한 체계를 유지하며 동아시아 고대 문명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가 된다는 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 OUV)가 인정된다”고 평가했다.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제45차 세계유산회의에 참석한 가야문화권 시장군수협의회장인 조근제 함안군수는 “우선 함안의 말이산고분군을 비롯한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로 잊혀진 가야의 역사가 당당한 세계사의 한 부분으로 인정받았다는 것이 가야 후손의 한 사람으로 무척 자랑스럽다”며 “이번 등재로 세계유산이 위치한 지역은 물론 가야문화권 전체의 발전과 번영의 씨앗이 될 수 있도록 24개 시·군 모두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번에 세계 유산으로 등재된 가야고분군 중 함안의 말이산 고분군은 가야고분군 중 가장 오랜 기간 조영된 고분군으로 가야전기와 후기의 모습을 모두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고분군으로 세계유산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특히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를 한창 추진 중이던 지난 2018년 함안의 말이산 13호분 발굴조사에서 가야의 별자리가 확인돼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별자리 덮개석.

 또한 같은 해에는 말이산 고분군이 아라가야의 왕릉임을 증명하듯 고분군 북서쪽 1㎞ 지점에서 아라가야의 왕성지(함안 가야리유적)가 확인됐다.

 둘레 2.4㎞의 정교하게 쌓은 토성인 아라가야 왕성지는 완벽한 잔존상태와 역사적 가치로 발견된 지 1년 6개월 만인 2019년 10월 국가사적으로 지정됐다.

함안 말이산 고분군의 밤.
함안 말이산 고분군의 아침.

 아라가야 왕성지의 규모는 한성백제의 전성기 성곽인 몽촌토성에 필적하는 것으로 가야 전체를 통틀어 최대 규모이다.

 연이어 지난 2019년에는 봉황장식 금동관과 보물로 지정된 상형도기 5점이 한꺼번에 출토돼 1500년전 아라가야의 찬란한 문명을 확인했다. 

 이어 2021년에는 가야고분군에서 처음으로 중국 남조의 청자그릇이 출토돼 아라가야의 국제성을 보여주며 다시 한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처럼 등재과정에서 함안의 말이산 고분군에서 출토된 별자리와 봉황장식 금동관, 상형도기, 중국 남조 연꽃무늬 청자그릇은 가야문화의 우수성과 국제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서 세계유산 등재에 크게 기여했다. 

봉황장식 금동관.
봉황장식 금동관.
상형도기.
상형도기.
연꽃무늬 청자그릇.
연꽃무늬 청자그릇.

 

 최근에는 고분군에서 출토된 토기를 만들었던 집단생산유적도 확인됐다.

 말이산 고분군에서 북쪽으로 약 6㎞지점 남강과 접한 곳에 위치한 아라가야 토기생산유적은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집단 토기생산시설로 4~5세기 무렵 만들어진 22곳의 토기요지가 확인됐다. 

 국내 고대 산업시설로는 최대 규모이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토기는 4~5세기 무렵 한반도 전체는 물론 일본까지 전해져 일본 스에끼 생산의 원류가 됐다. 

 가야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기까지 그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지난 2013년 함안 말이산 고분군과 김해 대성동 고분군이 잠정목록에 등재된 5일 후 고령 지산동 고분군이 따로 잠정목록에 등재됐다.

 이들 세 고분군을 합쳐 가야고분군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2015년 우선 등재대상으로 선정한 후 2017년 등재신청서를 제출하려 했으나 완전성의 문제로 문화재위원회에서 반려됐다. 

 이에 2018년 고성 송학동고분군,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합천 옥전고분군,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을 추가해 다시 등재를 추진했으며 올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라는 값진 결과를 얻었다. 

 이번 유네스코 등재 이후 함안 역시 축제분위기이다.

 군은 오는 10월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함안박물관·말이산고분군·아라길 일원에서 열리는 아라가야 문화제를 시작으로, 10월 20일부터 20일간 가야고분군 중 처음으로 ‘말이산 고분군 세계유산 미디어아트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함안 말이산 고분군 별 축제.
함안 말이산 고분군 미디어아트.

 이어 오는 10월 27일에는 아라가야 학술심포지엄을 11월 4일에는 말이산 고분군 별축제를 열어 연말까지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홍보와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아울러 11월 중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기념식을 개최해 가야문화의 미래비전을 열어갈 계획이다.  

 조근제 군수는 “아라가야 왕도의 모습을 고이 간직한 함안을 이제는 세계유산도시로서 세계인이 방문하는 명실상부 ‘가야문화 수도’로 탈바꿈해 가야문명의 부흥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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