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해상왕국 소가야의 심장, 고성 송학동고분군

소가야의 중심 고분군…5~6세기 후기가야 대외 교류 주도, 소가야 정치체 상징
청동투겁창·청동 칼자루 끝 장식·거울조각·회색토기 등 가야 문화 보여줘

  • 입력 2023.09.24 19:00
  • 수정 2023.09.24 19:06
  • 기자명 /민철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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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송학동 고분군.(사진=고성군 제공)
고성 송학동 고분군.(사진=고성군 제공)

 

 고성군이 고성 송학동고분군을 지난 2018년부터 ‘가야고분군’의 이름으로 세계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추진해 온 결과, 지난 17일 국내에서 16번째로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가야고분군’은 1~6세기에 걸쳐 한반도 남부를 중심으로 터를 잡았던 7개 가야 고분군을 묶은 연속유산으로 고성군을 비롯해 김해, 함안, 창녕, 합천, 고령, 남원 7개 지자체 및 경남도, 경상북도, 전라북도 3개 광역자치단체와 문화재청이 함께 연속유산으로 세계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지난 10일부터 25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개최 중인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그 등재가 최종 결정됐다.

 ‘가야고분군’은 동북아시아 고분 문화의 징검다리 역할로 각 가야 정치체가 공존하며 한반도 남부에서 대외 교류를 주도했던 독보적인 증거로 탁월한 보편적가치(OUV)를 인정받아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그 중심에 있는 고성 송학동고분군은 소가야의 중심 고분군으로 5~6세기 후기가야의 대외 교류를 주도했던 소가야 정치체의 상징일뿐 아니라 고성의 상징물 같은 존재이다.

송학동고분군에 드리운 오색 빛깔의 채운.

 고성읍 무기산을 중심으로 뻗어나간 구릉 주변에 있는 7기의 가야 무덤들로, 가장 높은 곳에 1호 무덤이 있고 점차 밑으로 내려가면서 나머지 6기의 무덤들이 자리잡고 있다.

 이 지역에서 북쪽으로 300m 거리에 기원리 무덤들이 있고 동쪽으로 300∼400m 거리에 송학동 조개더미가 있어 삼국시대 소가야국의 자리를 나타내주고 있다.

 특히 고성 송학동고분군은 다른 가야 고분군들과는 달리 선봉토 후매장 방식으로 먼저 봉토를 축조한 뒤 상부를 굴착해 석곽 혹은 석실을 조성하는 분구묘 구조로 돼 있다.

 소가야복원사업의 하나로 진행된 지난 2021년 7호분의 발굴조사에서는 하부구조 축조에 석재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물성이 다른 토괴를 접착해 구획을 만드는 방식으로 축조하는 등 진보된 토목 공법으로 고분을 축조한 것을 확인했다.

 1호 무덤은 겉모습에서 앞이 네모나고 뒤가 둥근 무덤인 전방후원형 무덤으로 보이기도 하나, 발굴조사 결과 흙을 쌓아 구릉처럼 만든뒤 돌무덤방을 만든 가야 고유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송학동 고분군 출토 목걸이.(사진=고성군 제공)
송학동고분군 출토 옥.(사진=고성군 제공)

 이들 7기의 무덤은 1호 무덤인 무기산 무덤과 가까운 관계에 있으며 동시에 1호 무덤을 보호하도록 하는 딸린무덤(배총)의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1호 무덤은 좋은 위치와 무덤의 규모 등을 생각했을 때 이 지방의 우두머리로 추정되며 만들어진 시기는 서기 400년을 중심으로 앞뒤 50년의 범위를 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동북쪽에는 고성 동외동 조개더미가 자리하고 있으며 이 조개더미에서는 널무덤(토광묘)·독무덤(옹관묘)·돌널무덤(석관묘) 등의 유적과 청동 투겁창(청동광모)·청동 칼자루 끝 장식(검파두식)·거울조각·불탄쌀·회색토기 등의 유물이 발견돼 이 지방의 문화를 짐작하게 한다.

 송학동 무덤은 동외동 조개더미의 초기철기시대를 뒤 이은 후대 문화를 대표하는 가야 문화 유적으로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자료이다

 이에 군에서는 지난 2020년 9월 고성 송학동고분군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해 현재 문화재청 승인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며 종합정비계획은 세계유산 등재 후 방문객 대비와 유산의 보존 및 관리를 위해 체계적으로 수립됐다.

송학동 고분군 출토 말띠꾸미개.(사진=고성군 제공)
송학동고분군 출토 말 장식.(사진=고성군 제공)

 이 일환으로 고성 송학동고분군 14호분 시굴 조사 및 비지정문화재인 15·16호분 시굴 조사를 실시했으며 조사 결과 문화재 지정구역의 확대 등 소가야 유적의 종합정비를 체계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상근 고성군수는 “소가야의 찬란한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고성 송학동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되기까지는 많은 전문가의 노력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군민 모두가 하나가 돼 열심히 노력한 역사적 산물이다”며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에 대해 모든 군민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거듭나는 ‘세계유산 도시 고성 건설’에 전 군민의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또한 “등재 후의 보존관리도 중요하므로 ‘이제부터 시작이다’라는 각오로 우리의 소중한 세계유산 고성 송학동고분군이 길이 보존돼 후대에 전달되길 바란다”며 “세계유산의 도시, 역사도시 고성이 세계의 고성으로서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군민들께서도 많은 응원과 협조를 부탁드리며 세계유산등재와 함께 ‘역사와 문화가 함께 하는 고성건설’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고성 대표축제 제46회 소가야문화제가 오는 10월 6일부터 8일까지(3일간) ‘고성 송학동고분군 세계유산에 안기다’라는 주제로 송학동고분군 및 고성읍 일원에서 개최된다.

송학동 고분군 출토 유공광구소. (사진=고성군 제공)

 사단법인 소가야문화보존회가 주관하는 이번 소가야문화제는 송학동고분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기념하며 소가야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 및 전시, 체험행사로 어느 때 보다 다채로운 축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먼저 첫째 날은 소가야 전통 복장을 입은 수백 명의 군민이 고성읍사무소에서 송학동고분군까지 약 3㎞의 거리를 행진하는 ‘소가야 왕 납시오’ 어가행렬로 문화제의 시작을 알리고 ▲14개 읍면 정화수 합수식 ▲서제 봉행 ▲송학동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기념행사 ▲2023년 경남도민예술단으로 선정된 경남국악관현악단 휴(休)의 국악 관현악 공연이 축제의 밤을 수놓을 계획이다.

 이어 둘째 날 ▲읍면 농악 경연대회 ▲군민 노래자랑 ▲거리 공연 ▲청소년 꿈 키움 드림 콘서트 ▲우리 소리 한마당 등에 이어 마지막 날은 ▲농요 공연 ▲문화가 있는 카페 ▲아랑고고장구 공연이 펼쳐진다.

 이에 더해 3일 간의 소가야문화제 기간 중 ▲허수아비 전시 ▲거리 청사초롱 전시 ▲군민소원 등 달기 ▲전시분과 작품전 ▲백일장 ▲사생대회 및 다채로운 체험행사가 송학동고분군에서 진행되며 ▲디카시 걸개전 ▲소가야 시조화전 ▲사진전 등 풍성한 문화 전시도 고성읍 일대를 수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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