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수 논단] 도민의 날 부활로 18개 시군이 다 함께 손잡고 화합할 수 있는 소통의 장 열려

  • 입력 2023.10.17 11:51
  • 기자명 /경남연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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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수 본지 논설위원
이현수 본지 논설위원

 정치의 계절은 가을도 없이 겨울부터 오는가 싶었다. 강서구청장 선거 이후 어수선한 계절에 나라 밖 세계정세는 전쟁의 공포에 다시 휩쓸리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이어 이번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으로 사상자 수는 날마다 늘어나고 있다.

 국내 정치는 언제나 그랬듯 이리저리 흔들리며 갈팡질팡이고, 민생은 낮은음자리에 맴돌다 헛기침만 하는 계절이다. 민생은 구호로만 외치는 단어로 탈바꿈한지 오래, 늘 그 자리에서 제자리걸음만 하는 정치를 지켜보는 국민의 한숨은 가을바람이 불어도 사라질 기미가 없다.

 그래도 희망은 있어야 하고, 우리는 나름의 자긍심으로 스스로를 지키고 위안 받아야 할 자격이 있는 위대한 경남도 도민이다.

 때마침 박완수 도정이 도민의 날 행사로 하나 된 경남을 선창하고 나서 도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로 평가된다.

 지난 14일 오후 5시 경남도청 광장 특설무대에서 마련된 ‘제1회 도민의 날’ 행사는 다시 도약하기 위한 경남의 새로운 출발이기도 하고, 과거와 미래의 경남을 새롭게 읽고 해석해내는 자리였다는 것이 도민들의 반응이다.

 특정 시·군이나 지역, 인물에 치우치는 기념일은 피하고, 도민의 화합과 새로운 도약을 도모할 수 있는 상징적인 날을 찾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도민 의견 수렴과 공모, 전문가 제안을 거쳐 최종 선정된 날짜가 10월 14일이라고 하니 그 의미 또한 특별하게 느껴진다.

 1983년 부산에서 창원으로의 도 청사 이전과 1982년 경남에서 처음 열린 제63회 전국체전을 계기로 경남인의 저력을 보여준 날이 10월 14일이라는 점에서 이날은 경남인으로서는 잊을 수 없는 날이라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1983년 이날을 경남도 도민의 날로 조례 제정했으나 1993년 조례가 폐지돼 중단됐다고 한다.

 1982년 마산에서 제63회 전국체전이 열리던 당시는 필자가 고등학교 2학년인 시절이었다.

 오전 수업을 마치고 오후에는 마산 창원지역 인문계고등학교 4개교가 마산공설운동장에서 식전행사로 열릴 매스게임 연습으로 근 1년을 고생했던 기억이 추억으로 남아있어 이날이 ‘도민의 날’로 선정됐다 하니 더 반갑고 환영할 일로 여겨진다.

 도민들의 함성 가득했던 도민의 날 기념식은 일반 도민과 18개 시장·군수, 국회의원, 도의원, 도 단위 기관단체장 등 1000여 명이 참석해 알차고 내실 있게 잘 마무리했다는 평가다.

 식전 사물놀이 공연이 끝나고, 18개 시·군기 기수단과 시장·군수가 동시에 입장하는 모습은 하나 된 경남을 위한 출발선이었다.

 복잡한 정치적 계산이 없는 경남도민만의 만남, 전쟁의 공포에 휩싸인 지구촌의 가을이 한숨으로 흩어져도 우리 도민은 하나 된 모습이어야 더 강한 경남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낸 그런 날이었다.

 내년에는 김해에서 전국체전이 열린다. 1982년 마산에서 열린 제63회 전국체전의 성공적인 결과를 기억하는 필자로서는 ‘새로운 경남, 하나 된 경남’을 염원하는 도민의 소망이 김해에서도 경남의 위대함을 온 나라에 알리는 계기가 되리라고 의심치 않는다.

 저마다의 생각이 옳고 저마다의 주장이 맞다고 우기는 세상, 제대로 된 리더는 없고 우린 너무 똑똑해져 있는 나라, 그래도 우리 도민은 슬기롭게 깨우치고 스스로를 판단하는 하나 된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도민의 날을 계기로 새롭게 맞이하는 도민의 가을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간절하다.

 경남도민의 날 제정은 우리 도민의 소속감과 자긍심을 고취시킨 결과였고 지역 정체성 확립을 정착시킨 계기가 된 날이었다는 점에서 마땅히 박수받을 일이다.

 이번 도민의 날 행사를 계기로 18개 시·군이 다 함께 손잡고 화합할 수 있는 소통의 또 다른 장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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