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종욱의 세상만사] 축제는 끝났다! 다시 일상으로

  • 입력 2023.11.02 11:01
  • 기자명 /노종욱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종욱 본지 편집국장
노종욱 본지 편집국장

 회남자 설산훈(說山訓)에는 ‘하나의 나뭇잎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그 해가 장차 저물려는 것을 알고(見一落葉而知歲之將暮), 병 속의 얼음을 보고 천하에 추위가 닥쳐옴을 아는 것은 가까운 것으로 먼 것을 논한 것이다’라는 기록이 있다.

 또한 당나라 한 시인의 시(詩)에서는 ‘떨어지는 잎사귀 하나로 천하가 가을임을 알다(一落葉知天下秋)’라고도 했다.

 일엽지추(一葉知秋)는 ‘하나의 낙엽을 보고 곧 가을이 왔음을 알다’라는 의미이다.

 이는 ‘사소한 것으로 큰 것을 알며 부분적인 현상으로 사물의 본질이나 전체와 발전 추세 등을 미뤄 알게 된다’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우리는 정치와 경제에서, 그리고 교육에서도 떨어지는 낙엽들을 봤으며, 지금도 사회 각 분야에서 새로이 떨어지는 많은 잎사귀들을 보고 있다.

 서양 속담에 ‘One swallow does not make a summer(제비 한 마리가 왔다고 여름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성급한 판단을 삼가라는 뜻이다.

 지금 몇몇의 낙엽들이 눈에 띈다고 해서 가을과 겨울의 뒤를 이어 나타날 봄까지 섣불리 판단해서는 아니 될 것이며, 보이는 현상마다 분명한 이유가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일엽지추(一葉知秋)와 유사한 표현으로는 이편개전(以偏槪全), 즉 ‘반쪽으로 전체를 짐작하다’라는 말이 있다.

 이제 축제는 끝났다.

 경남도 전역에서 펼쳐진 10월 축제가 마침표를 찍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였던 ‘2023 산청세계전통의약항노화엑스포’와 ‘진주 남강유등축제’ 및 ‘개천예술제’의 폐막도 10여 일이 지났다.

 처음 우려와는 달리 산청항노화엑스포의 개막 이후 120여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엑스포를 찾았고, 진주 유등축제에는 약 180만명이 다녀갔다고 주최 측이 밝혔다.

 경남 전역의 10월 축제의 누적 관람객은 거의 우리나라 인구의 1/5인 1000만명이다.

 하지만 모든 축제 및 행사에 대한 성공 여부와 판단은 관람객 수가 아니다.

 이 속에는 많은 사연도 존재할 것이고, 그 수 또한 허수(虛數)도 있다.

 중요한 것은 축제를 다녀간 관람객의 관람평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막대한 예산을 투자했기에 많은 유료 입장객의 수치가 행사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지는 모르겠으나 숫자에 목숨 걸지 말고 그 축제가 얼마나 관람객들의 감동을 자아내게 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사소한 이야기에도 귀 기울이는 행사 주최 관계자, 그리고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친환경적인 행사장과 모두가 공감하는 내용들이 앞으로의 축제나 행사에 대한 성공의 기준이 돼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품성과 개성을 가지고 있다.

 같은 상황을 보면서 어떤 사람은 긍정적으로, 또 어떤 사람은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하기에 축제 관계자는 여러 사람들의 소리에는 세심히 귀 기울여야 한다.

 심혈을 기울여 계획하고 준비한 행사장 곳곳에서 먹거리의 바가지 상술과 불친절, 그리고 주차난 등 여러 가지 불평과 불만들이 있었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행사장 규모와 자연친화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모습에 감탄하는 소리들도 분명 있었다.

 작은 것에 도취돼 속단하지 말 것이며, 미리 축배를 드는 어리석음은 더 경계해야 할 것이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말 수고와 고생을 많이 했다는 것은 행사장을 둘러보면서 알 수 있었다.

 축제가 열리면 공무원들은 정말 고생한다.

 알아주지 않는다고 섭섭해하지 말고 역사가, 또 다녀간 사람들이 수고와 노고를 평가할 것이다.

 그저 이제껏 그러한 대로 묵묵히 모든 축제나 행사를 마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면 된다.

 그러면 분명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대견해할 것이고, 그 대견함은 공복(公僕)으로서의 자부심도 가져다줄 것이다.

 ‘동원된다’, ‘쉴 수 없다’ 불평 말고, 나로 인해 관람객들이 행복해질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하는 것이 공복(公僕)의 모습이라 생각한다.

 ‘은혜는 돌에다 새기고, 원수는 흐르는 물에다 새겨라’는 말이 있다.

 축제를 통해 ‘감동’을 받은 자나 축제를 성공적으로 치른 후 ‘감격’하는 자들 모두가 ‘힐링’을 가슴에다 분명히 새길 것이다.

 이제 모든 행사를 마무리하고 일상으로 복귀해야 할 때다.

 찾은 이들의 입소문으로 다음 해는 분명 더 많은 관람객들이 찾을 것이다.

키워드
#칼럼
저작권자 © 경남연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