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종욱의 세상만사] 인연의 시작은 운명이지만 끝은 사람이 정한다

  • 입력 2023.12.14 10:59
  • 수정 2023.12.14 19:18
  • 기자명 /노종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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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종욱 본지 편집국장
노종욱 본지 편집국장

 살면서 사람은 수많은 결정 속에서 살아간다.

 어떤 결정은 쉽게 내리지만, 또 어떤 결정은 몇 날 며칠을 고민하면서 결정에 애를 먹을 때도 있다.

 그 수많은 결정 가운데 본인이 결정한 사항을 다시 무를 수가 없을 때가 있다. 물론 번복할 수도 있는 상황도 있지만 도저히 번복되지 않는 상황에 맞닥뜨릴 때도 생긴다.

 그 상황을 우리는 낙장불입(落張不入)이라 회자하며, 타인이 결정한 사안들을 견제하거나 무시할 때도 있다.

 낙장불입이란 투전판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용어이며, 한 번 바닥에 던져진 패(牌)를 물리려고 집어 들지 못한다는 규정(規定)이다.

 투전판에서나 사용되는 이 말은 우리의 삶에서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필자에게 있어서 ‘낙장’은 모든 일들에 관한 판단이고 현상이며, 또 ‘불입’이란 선택과 판단의 책임이라고 규정하고 싶다.

 살면서 사람은 중요한 결정의 순간에 현명한 판단을 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결정을 할 때도 있다.

 판단의 순간마다 낙장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해야 하고, 두려움 때문에 일을 그르치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않아야 한다.

 따라서 ‘낙장’이라고 판단되는 패는 과감히 버리고, 지금 내가 가치 있고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느끼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세상은 불입에 더 엄격하기 때문에.

 도박판에서는 그 패를 잃을 수도 있고, 얻을 수도 있다. 물론 낙장한 패를 다시 집어 들 수 있겠지만 다시 그 패가 들어올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선택은 자기의 ‘책임’인 것이다. 그래서 더욱 신중해야 한다.

 2023년도 12월 중순으로 접어들고 거의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올해 낙장(落張)한 상황들이 없었나? 되짚어 보면 보람 있었던 일이나 아쉬웠던 일들이 많을 것이다.

 올 한 해를 치열하게 살아내면서 희망했거나 계획했던 일들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그 일들이 계획대로 이뤄졌다면 그 삶의 내일은 보다 희망적일 것이고, 수많은 낙장의 연속이었다면 그 낙장들을 들어 올려 복기(復棋)하며 부족했던 부분을 더 개선하기 위한 점검과 노력을 하면 충분하다.

 올해 경남도도 낙장한 패가 많다. 그뿐만 아니라 각 자치단체도 그렇다.

 일일이 나열하기에도 벅찬 그 패를 다시 집어 들어 점검하고 또 점검해서 내년에는 더욱 희망적인 메시지를 도민들에게 전달해야 한다.

 운명처럼 인연(因緣)은 시작된다. 하지만 그 인연의 끝은 결국 사람이 정리해야 하는 것이다.

 경남도와 인연이 태어날 때부터 시작된 이가 있는가 하면 성장하면서 맺게 되는 인연도 있을 것이다.

 이 운명처럼 시작된 경남도와의 인연에 현재를 살아가면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경남도를 비롯한 각 자치단체는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도민들이 정리한다.

 이 소중한 인연을 지속하기 위해 무던히 노력한 한 해였다면 내년에도 이 소중한 인연을 위해 서로 존중하며 살아가자.

 올해는 전반적인 국제정세의 불안정으로 인한 금융권의 고금리로 모두가 정말 죽을 만큼 힘들게 살아냈다.

 삶의 팍팍함으로 살아갈 이유가 없다고 해서 죽어야 할 이유가 되는 건 아니다. 아직 삶에 대한 목표를 발견하지 못했거나 잠시 길을 잃었을 뿐이다.

 삶의 특별한 의미를 찾으려 하지 말고 그냥 오늘 하루를 살아가면 된다. 너무 의미를 찾으려 하면 의미가 숨어버린다.

 주어진 시간을 차분히 살아내다 보면 꿈도 희망도 자연스럽게 생기기 마련이다.

 내 인생의 최고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여겨라.

 끝까지 가보지 않았으면서 마치 삶을 다 살아본 사람처럼 살고 있는 건 아닐까?

 항상 점검해라. 마치 내가 갈구하는 성공과 행복이 영원히 오지 않을 것처럼 말이다.

 인생 최고의 날은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다.

 단지 마음에 빛나는 별 하나를 찾아 나만의 길을 묵묵히, 그리고 꾸준히 걸어가라. 모두 다 내 마음 안에 있다.

 다산 정약용이 삶이 지옥 같다고 느낄 때마다 되새겼다는 말이 있다.

 “기적은 힘차게 내디딘 첫걸음에서 시작하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 내디딘 마지막 걸음에서 완성된다.”

 내년에도 올해와 변함없이 자신 있게 가진 패를 던져라!

 실수도 있고 실패도 있다. 낙장불입(落張不入)이다. 그리고 일수불퇴(一手不退)다.

 명심하자. 흘러간 물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성공이란 실패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것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자. 그리고 나를 사랑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그리고 다음 세대에게 아름다운 세상을 물려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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