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종욱의 세상만사] ‘대박’의 징조는 ‘최선’에서 나타난다

  • 입력 2024.01.11 10:48
  • 기자명 /노종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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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종욱 본지 편집국장
노종욱 본지 편집국장

 청룡이 웅비(雄飛)하는 2024년도 열흘이 지나고 있다.

 1월의 각오가 12월까지 이어지기 위해서는 연초에 세웠던 계획을 ‘심기일전(心機一轉)’ 다시 한번 더 상기하는 마음으로 1월 한 달을 생활해야 함에도 작심삼일의 난제(難題)를 풀어내는 것은 힘들기만 하다.

 훌륭한 삶을 꿈꾸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어떤 삶이, 또 어떤 모습이 훌륭한가에 대한 기준은 명확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저 살면서 베풀고 나누면서 뭔가 주위 사람들에게 적당히 칭찬받으면서 살아가는 것을 훌륭한 삶을 사는 것으로 여기는 착각 때문일까?

 논어(論語) 자로(子路) 편에는 공자의 제자인 자하(子夏)가 거보라는 고을의 지방관이 돼 공자를 찾아와서 정치에 관해 묻는 대목이 실려 있다.

 공자는 자하의 물음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일을 빨리하려 하지 말고 작은 이익을 돌보지 말아라. 빨리하려고 들면 일이 잘 이뤄지지 않고(欲速則不達), 작은 이익을 돌보면 큰일이 이뤄지지 않는다.”

 욕속(欲速)이란 ‘빠르게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얼른 성과를 올리려는 성급한 마음’이며, 욕속부달(欲速不達)이란 ‘서두르면 도리어 목적에 도달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말에는 ‘급할수록 돌아가라’라는 표현이 있고, 영어에는 ‘Haste makes waste’나 ‘More haste, less speed’라는 말이 있다.

 이들은 모두 사람들의 ‘조급한 심리’를 경계한 표현들이다.

 사람들 대부분은 연초에 새해 소망으로 ‘건강’과 ‘대박’을 기원한다.

 건강은 스스로의 노력, 관리로 이룰 수 있는 소망이지만 대박은 앞선 노력과 관리로 이룰 수가 없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소망을 이루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한결같은 ‘꾸준함’이고 또한 ‘도전’이다.

 사람은 누구나 요행(僥倖)을 바란다. 갈수록 인생은 팍팍해지고, 뜻하지 않은 일들이 발생하게 된다.

 준비하고 최선을 다했다면 그것은 요행이 아니라 결과라고 할 것이다.

 지난해까지 예측하지 못했던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특히 자영업자들은 무척 힘들어했었다.

 그래서 자영업자들의 ‘대박’에 대한 간절함은 더했을 것이다.

 대박 나기만 소원할 뿐, 최선의 노력을 하지도 않고 ‘요행’만 바라는 사람이 많다.

 대박을 위해서는 최선의 노력에 대한 좋은 소문이 먼저 나야 한다. 그러면 대박은 따라오는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어떻게든 이번 일만 잘 피해 가면 된다!’라는 생각은 더더욱 버려야 한다.

 경남도와 각 지자체는 2024년을 시작하며 주민들에게 한 약속을 욕속부달(欲速不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보다 세심함으로써 주민들의 안위를 살펴야 하고 경남인으로서의 자긍심을 심어줘야 한다. 그것이 바른 정치이다.

 2024년 떠나지 않는 경남! 다시 돌아오는 경남이 되는 것 또한 바른 정치이고, 주민들의 간절한 소망을 같이하는 것도 큰 정치이다.

 그저 허송세월로 이해가 다 가서 일모도원(日暮途遠)으로 한탄하지 말라는 것이다.

 일모도원(日暮途遠)이란 ‘날은 저무는데 갈 길이 멀다’라는 말로, ‘시간은 다 돼 가는데 할 일은 아직 많은 것’을 비유한 말이다.

 가장 현명한 사람은 늘 배우려고 깨어있는 사람이고, 가장 훌륭한 정치가는 떠나야 할 때를 알고 사심 없이 하던 일을 다음 세대에게 부탁하며 미련 남기지 말고 떠나는 사람이며, 가장 겸손한 사람은 개구리가 돼서도 올챙이 시절을 잊지 않는 사람이다.

 가장 넉넉한 사람은 자기한테 주어진 몫에 대해 불평·불만이 없는 사람이고, 가장 강한 사람은 타오르는 욕망을 스스로 자제할 수 있는 사람이며, 가장 겸손한 사람은 자신이 처한 현실에 감사하는 사람이다.

 존경받는 부자는 적재적소(適材適所)에 돈을 쓸 줄 아는 사람이고, 가장 건강한 사람은 매사에 긍정적인 사람이며, 가장 인간성이 좋은 사람은 남을 배려하고 피해를 주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가장 좋은 스승은 제자에게 자신이 가진 지식을 아낌없이 주는 사람이고, 가장 훌륭한 자식은 부모님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하는 사람이며, 가장 현명한 사람은 놀 때는 세상 모든 것을 잊고 놀며 일할 때는 오로지 일에만 전념하는 사람이다.

 가장 좋은 인격은 자기 자신을 알고 겸손하게 처신하는 사람이고, 가장 부지런한 사람은 늘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며, 가장 훌륭한 삶을 산 사람은 살아 있을 때보다 죽었을 때 이름이 빛나는 사람이다.

 그러니 너무 많은 것을 가지려 하지 마라! 가진 것이 많아지면 지킬 것도 많아지는 법이다.

 거기서부터 욕심은 시작되는 것이며 가진 것이 많으면 잃을 것도 많다는 이치를 명심해라.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것들을 지키려고 용쓰며 살지 말고 삶의 무게를 가볍게 해서 2024년은 조금만 ‘자유롭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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