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종욱의 세상만사] 변하지 않는 마음으로 주위를 돌아보라

  • 입력 2024.01.18 10:52
  • 수정 2024.01.25 12:34
  • 기자명 /노종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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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종욱 본지 편집국장
노종욱 본지 편집국장

 옛날 중국 북산에 우공(愚公)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나이 90세의 우공에게는 늘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자신의 집 근처를 둘레가 700리가 되고, 높이가 만 길이나 되는 태항산(太行山)과 왕옥산(王屋山)이 에워싸고 있어서 북쪽으로는 길이 막혀있다는 사실이었다.

 항상 먼 길을 돌아와야 했기에 불만이 많았던 그는 어느 날 가족회의를 열었다.

 “2개의 험한 산을 평평히 하면 더 이상 먼 길을 돌아다닐 필요가 없다. 우리가 산을 깎는 것이 어떻겠느냐?”

 그의 세 아들은 모두 아버지의 말에 동의했지만, 아내는 어이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의 남편의 나이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었다.

 “당신의 힘으로는 조그만 언덕도 못 옮길 텐데 저 큰 산을 옮기겠다고요? 게다가 산에서 나온 흙과 돌은 전부 어디에 두시려고요?”

 우공은 자신 있게 대답했다. “그거야 발해 끝, 저 북쪽에 버리면 되지 않겠소?”

 그러나 발해는 한 번 왕복하는 데만 무려 1년이라는 시간이 걸리는 곳이었다. 아내는 우공의 허무맹랑한 소리에 기가 차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날부터 우공과 세 아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일을 시작했다.

 돌을 두드려 깨고 흙을 파서 삼태기에 담아다 발해 쪽으로 나르는 일이었다. 심지어 이웃에 사는 과부의 어린아이까지 불러다 일을 돕게 했다.

 보다 못한 우공의 친구 지수는 그를 타박했다.

 “거참! 아직도 그렇게 어리석은가. 자네의 나이를 생각해 보게. 산의 터럭 하나도 무너뜨릴 수 없을 것일세.”

 우공은 오히려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

 “자네는 과부의 어린 자식보다도 못하네. 비록 나는 죽더라도 자식은 남아 있을 것이고, 내 자식은 또 손자를 낳을 것이고, 그 손자는 또 자식을 낳을 것이 아닌가. 자자손손 대를 잇다 보면 언젠가는 산이 옮겨질 것이고, 산은 한 번 깎이면 더 생겨날 일이 없으니 결국에는 평평해지고 지름길도 나게 될 것일세.”

 지수는 친구의 자신 있는 답변에 할 말을 잃어버렸다.

 산신령이 우공의 이야기를 엿듣고는 옥황상제에게 아뢨다.

 “산을 허무는 인간들의 어리석은 노력이 계속될까 두렵습니다. 우공이 하는 일을 당장 그만두도록 해주십시오.”

 그러나 이 말을 들은 옥황상제는 오히려 우공의 정성에 감동해 가장 힘이 센 두 사람을 시켜 두 산을 번쩍 들어 옮기게 했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은 ‘열심히 노력하면 된다는 의미’ 외에 ‘불가능을 아예 배제하는 태도’로도 해석할 수 있다.

 북산의 우공은 산은 한 번 깎이면 더 이상 생길 수 없으니 결국에는 평평해지고 지름길이 나게 된다며 낙관적인 미래를 확신했다.

 ‘하면 된다’라는 자세보다 ‘될 때까지 한다’라는 마음가짐이 더 강한 확신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선택의 기로에 섰다는 것은 이미 스스로가 ‘가능성’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2024년에는 우리들의 마음속에서 ‘불가능’이라는 단어를 완전히 지워버리자.

 마치 그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듯이 행동에 옮겨보라.

 이제 남은 것은 우공의 ‘확신’과 ‘승리’라는 결실뿐일 것이다.

 올해 4월 치르는 총선에 출마하는 사람들도 당선 욕심에 지키지도 못할 공약(空約)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

 현역이나 예비 출마자나 지금 ‘의정 보고회’다 ‘출판 기념회’다 하면서 수많은 이야기들을 쏟아내고 있다.

 쏟아내는 많은 스토리들 중에서 정말 주민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의정 활동과 당선이 되면 펼치겠다는 포부들에 진정 주민들이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지를 잘 점검해야 하는 것이다.

 경남도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고 각 자치단체도 마찬가지다.

 펼치는 행정의 중심에는 주민이 있어야 할 것이고, 치적과 성과보다는 애민긍휼(愛民矜恤)의 마음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우공이 산을 옮기듯 하나씩 하나씩 묵묵히 행정을 펼치다 보면, 지역 주민들은 지지할 것이고 변하지 않은 모습에 감동할 것이다.

 또한 곧 있을 도지사의 자치단체 순방을 통해 나타나는 지역의 민심을 새겨듣고, 치우치지 않는 행정을 펼쳐 나간다면 언젠가는 불가능하리라 여겨졌던 큰 산이 옮겨지리라 확신한다.

 그리고 반대를 위한 반대도 겸허하게 수용하고 더 큰 뜻으로 지역 주민을 위한 행정을 펼쳐 나가면 될 것이다.

 분명한 것은 큰 그릇이 작은 그릇을 담는 것이고, 크고 넓은 바다가 세상의 온갖 부유물들을 다 품는다는 진리만 명심하고, 2024년에도 변함없이 주민들을 위한 새로운 진영으로 새로운 정책을 펼쳐 나가면 된다.

 우리 모두도 우공과 그 자녀들처럼 할 수 있는 용기와 될 때까지 한다는 신념으로 꾸준하게 올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자.

 우공이산(愚公移山)이란 ‘우공이 산을 옮긴다’라는 말로,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하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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