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모] 조필 시인 ‘토르소의 묵시록’

  • 입력 2024.01.22 18:59
  • 수정 2024.01.22 19:00
  • 기자명 /정리 한송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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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소의 묵시록’

조필 시인
조필 시인

 

 

 

눈으로 말한다를 생각하다

굳어진 시선에서 벗어나는 순간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떠오른다

두 눈이 없는 걸 상상하다

비정상에서 깨어나는 순간

이상의 날개가 보인다

있어야 할 곳에 있어야 한다는 것은

하나의 가정에 불과하다

눈으로 읽는다는 말은

몸으로 본다는 말을 뒤집은 것이다

바라만 본다는 것은

쳐다본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이다

몸통에서 빛나는 각자의 이야기는

감시하는 것이 아니라

일깨우는 것이라 말한다

보지못한 것들이 보인다고 알려준다

새로운 자아와 마주한 순간

날개는 솟아 나오지 않고

토르소 앞에서 릴케가 외친다

'너는 네 삶을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

※ 토르소 -머리와 팔다리가 없고 몸통만 있는 조각상

 ◆ 시작노트

 본질을 벗어난 가식의 세계. 뜨거운 심장의 박동소리에 귀울이지 않고 곁가지의 잡다한 소음에 목말라하는 사람들의 비명 그것은 자신을 내던지고 허상에 몰두하는 사람들의 이중 언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진정한 양심은 바로 자신의 가슴에서 솟구치는 진정한 열기를 들어마시는 것이다. 

 본질의 순수함을 망각하는 순간 나 아닌 타인의 속성이 나를 지배하고 종속된 타자로 삶을 이어가는 가는 것이다. 

 진정성있는 삶을 누리기위한 치열한 몸부림은 자신의 심장이 꿈틀대는 몸통에서 분출된다는 사실을 지각하고 스스로에게 자문해야한다. 

 ‘나는 나의 삶을 올바로 이끌고있는지?’

 ◆ 조필 약력

 - 시사모 동인.한국디카시학회 동인

 - 광주디카시인협회 대표

 - 광주문인협회·시인협회 회원

 - 디카시집 ‘바다로 간 피사의 사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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