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종욱의 세상만사] 이몽룡을 사랑한 향단의 마음은

  • 입력 2024.01.25 12:36
  • 수정 2024.01.25 19:31
  • 기자명 /노종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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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종욱 본지 편집국장
노종욱 본지 편집국장

 사람들의 관계는 정해진 답이 없다. 대부분 주관적인 시각에서 사람의 관계를 정의해 버린다. 그 정의가 본인일 때는 문제가 덜 하지만 타인의 관계까지도 간섭한다.

 일반적으로 ‘로미오’를 이야기할 때는 무조건 ‘줄리엣’을 연상한다. 또 ‘소크라테스’를 이야기한다면 그의 아내 ‘크산티페’를 떠올린다.

 우리는 또 ‘이몽룡’을 이야기할 때면 ‘성춘향’을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이렇듯 사람들은 고정된 사고에서 정해진 모습대로 관계를 판단하고 설정해 버린다.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떠난 몽룡을 기다리는 사람은 비단 춘향이만은 아니었을 거라는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춘향전에는 한양 간 이몽룡을 기다리는 춘향이의 애절한 기다림이 잘 나타나 있다.

 변학도의 수청 요구에도 일편단심 수절하며 기다리는 춘향이는 과거에 급제한 이몽룡이 돌아오면서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하지만 애끓는 춘향과 몽룡의 사랑 이야기에 등장하는 또 다른 인물이 여러 명이 나온다. 그중에서도 주인공만큼 자주 등장하지만 주목받지 못하는 인물이 방자와 향단이다.

 이 두 사람은 몽룡과 춘향의 몸종으로 몽룡이 광한루에서 그네를 타는 춘향을 처음 본 순간부터 등장한다.

 그네 타는 춘향의 모습에 첫눈에 반한 몽룡을 보고 향단이도 몽룡을 첫눈에 반해 반상(班常)의 법도 때문에 어찌하지 못하고 가슴 앓이를 시작했을 수도 있다. 사람의 마음은 아무도 모른다.

 몽룡과 춘향의 사이에서 남모르게 애태웠던 향단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돌아오겠노라’는 말만 남긴 정인(情人)의 약속에 언제 올지 기약 없는 한양 간 서방님을 기다리는 춘향과는 또 다른, 처음 본 순간부터 가슴속에 품어 홀로 흠모하며 짝사랑하는 도련님을 기다리는 향단의 마음 또한 더욱 간절했으리라.

 예의 없고 무례한 사람은 상대방의 마음을 멋대로 단정 지어 버린다. 자신의 기분대로 사람을 그 속에 가둬 버린다. 그러지 마라! 그 사람이 틀린 것이 아니라 나와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사람은 곁에서 누군가가 함께 있어야 심신이 건강해지는 존재다. 함께 밥을 먹든지, 만나서 차를 마시며 얘기하든지, 산책하든지, 이도 저도 싫으면 잠을 자든지, 이것들이 안 되면 자주 아프고 서글퍼져 몸과 마음에 구멍이 생긴다.

 서로 목표나 생각이 달라 자주 만나지 못해도 ‘나 혼자가 아니구나’하는 스스로에 대한 위로가 필요하다. 그렇게 함께함으로써 마음에 쌓인 고단함이 사라진다.

 누군가를 만났고, 알았다는 기쁨이야말로 가치 있는 사람의 감정이요, 상처받기 쉬운 세상으로부터 벗어날 가장 따뜻한 삶의 순간이다.

 인생은 짧고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라는 여정의 동반자들을 기쁘게 해줄 시간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러니 민첩하게 사랑하고 서둘러 친절하라.

 한 번뿐인 인생을 늘 변명과 핑계만 삼으며 의미 없이 흘려보낼지 아니면 깊은 성찰로 행동하며 결과로 보여주고 발전적인 삶을 살지는 모두 내 선택이다.

 사는 게 뭐냐고 묻지 마라. 딱히 정답은 없다. 그냥 살아있어서 사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뚜렷한 목적과 목표로 사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세상이, 그리고 남들이 기회를 주지 않는다고 나까지 나에게 기회를 박탈하면 안 된다.

 힘들면 힘들어해라. 소소하더라도 행복하다면 그 행복을 누리면 된다.

 내일이면 태양은 다시 뜬다. 내일의 태양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당신을 맞이할 것이다.

 인간관계에 지쳐 갈수록, 다른 사람의 시선이 더 부담될수록, 그리고 그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수록, 자신에게 관심을 두는 것부터 시작하자.

 관계가 계산적일 때 욕심이 생긴다.

 하지만 관계가 계획적일 때 관용이 생긴다. 관계 맺음에 힘들어하지 마라. 맺어 힘들면 풀면 된다.

 타인으로, 상황으로 또는 환경으로 스트레스받지 마라. 내 몫이니 여기고 그러려니 하면 된다. 그래도 힘들면 그 관계는 정리해라.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람의 감정을 내 기준으로 단정 짓지 말자. 향단이도 몽룡을 사랑했을 수도 있지 않는가? 방자 또한 춘향을 흠모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타인에게 평가받기보다 사랑을 받으려 애써라. 그리고 타인을 평가하려 하지 마라! 누군가가 나를 평가하려 든다면 그냥 상대를 사랑으로 품어라.

 내 곁에 머물려는 사람은 어떤 상황이든 남는다.

 하지만 떠나려는 사람은 아무리 애를 써도 떠난다. 상대가 소중하다 생각 든다면 상대와 맞추기 위한 숨은 노력을 찾아내야 할 것이다.

 그 사람이 진짜 나를 위하는 사람이다. 남 얘기 쉬이 말고 나의 점검에 더 엄격해라.

 부정과 긍정 또한 널리 퍼지는 것이니 오롯이 자기반성과 성찰만이 나를 더욱 단단하게 한다.

 우선 자신에 대해 알아야 하고 타인을 돌아봐야 할 것이다.

 자~ 지금부터라도 행복한 날에 행복해만 지고 좋은 날에는 즐거워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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