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호 칼럼] 정치권의 이전투구(泥田鬪狗)

  • 입력 2024.02.04 11:29
  • 수정 2024.02.04 20:18
  • 기자명 /배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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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호 본지 전무 이사

 요즘 우리 사회는 다가오는 4월 10일 치르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10일 설날과 총선을 65여 일 앞둔 요즘 여·야는 “분열 대신 통합의 길을 반드시 개척하겠다”라며 “대한민국을 걱정하는 분이라면 중도니 우파니 가리지 않고 함께 해서 승리하는 길을 열어가겠다”라고 보수·진보 진영을 넘어 광범위한 통합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여·야 핵심 의원들은 “이번 22대 총선은 대한민국의 명운을 가르는 선거가 될 것”이라며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키느냐, 아니면 나라의 근본을 허물고 남미 좌파 국가처럼 몰락의 길로 가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여당은 “지난 연말 낡은 이념에 매몰된 좌파세력이 국회에서 의회 민주주의를 짓밟는 만행과 폭거를 국민들은 똑똑히 보셨을 것”이라며 “그들은 4월 총선에서 선거제도 등을 마음대로 바꾸려 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또 “모든 준법 수단을 동원했지만 야당과 좌파 추종세력의 무도함을 국회 의석 숫자가 부족해서 막지 못했다”라며 “국민 여러분 저들을 견제할 힘을 보태달라. 저희 여당도 국민 여러분의 신뢰를 얻기 위해 더더욱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필자의 귀에는 지난 1970년대 박정희 군사정권에 대항한 학생운동의 표상으로 정의를 목숨보다 소중히 여기는 옳은 말을 하는 깨끗한 정치인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 아쉬울 뿐이다.

 사실 우리 정치권은 그동안 ‘너 죽고 나 살자’는 식으로 상대방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 성명을 퍼부었다.

 요즘 우리 사회엔 ‘남한테 뒤집어 씌우는 뒷골목 정치꾼’, ‘더럽고 추잡하기 그지없다’, ‘은혜를 배신으로 갚는 도덕불감증 환자’, ‘청부 받은 파괴자’, ‘공해 정당’, ‘고삐 풀린 망나니’ 등 여·야간의 물고 물리는 저질스러운 말싸움으로 국민들은 귀를 열어놓기 두려울 지경이다.

 지금 각 정파는 자신의 치부가 드러나든 말든 국민의 시선을 자기 당으로 돌리기 위해 확인도 할 수 없는 ‘설’의 폭로전으로 응수하고 있다.

 매일 각 당의 대변인이 쏟아내는 핑퐁식의 음해성 비난 성명은 국민 정서를 비참한 허탈감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삿대질을 해대며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과 고함소리를 비롯 공갈, 협박도 서슴지 않는다.

 산적한 민생문제는 뒷전인 채 오직 당리당략을 위한 광대놀음을 한 단역배우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거짓말을 하려거든 큰 거짓말을 하라. 그러면 국민들은 속아 넘어간다”라는 외국 독재자의 말과 ‘한 가지 거짓말을 덮으려면 20번 거짓말을 해야 한다’는 서양 속담은 지금의 정치 상황에 지극히 잘 어울리는 말인 것 같다.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사람’, ‘눈 깜짝 않고 말을 뒤집는 사람’, ‘뭉칫돈을 삼키고 시치미 떼는 사람’ 등 그동안 수많은 거짓말을 되풀이하면서 버텨온 카멜레온적인 군상들이 우글거리는 우리의 정치판이다.

 그들은 아직도 우리 국민들이 그들의 말장난에 속고 있는 순진한 사람으로 착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존경(?) 하는 국회의원님들! 민생문제 처리는 뒷전인 채 ‘공천과 당선’을 위해 패싸움을 그렇게 오래도록 하고 있으니 우리 모두의 수치이고 나라 망신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지금 정치권의 도덕불감증과 이전투구를 비롯 ‘공천 장사’, ‘패거리 정치’ 등으로 나라 안은 구린내가 진동하고 있다.

 자성할 줄 아는 정치인이라면 깨끗한 정치를 위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겠다는 환골탈태의 자정 의지를 보여줘야 할 때다.

 부패의 중독 증세가 심한 구시대 정치인이나 말장난을 일삼는 정치꾼들은 정치권의 신뢰 회복과 세대교체를 위해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이번 총선엔 깨끗이 물러나기를 간곡히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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