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종욱의 세상만사] 무관심하면 섬김받지 못하고 지배당한다!

  • 입력 2024.02.15 11:00
  • 수정 2024.02.15 15:38
  • 기자명 /노종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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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종욱 본지 편집국장
노종욱 본지 편집국장

  몇 해 전부터 우리나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의 기본적인 포맷은 인생 역전을 꿈꾸는 재능 있는 일반인들이 경연을 통해 우승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다.

 프로그램마다의 성격은 다르지만, 심사를 맡은 소위 전문가들의 마스터 그룹과 국민투표를 통한 경선으로 이뤄져 있다.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 모 종편의 ‘미스·미스터 트롯’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테마별 참가자들이 경연을 통해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또 다른 종편의 ‘현역 가왕’이라는 프로그램에서는 현역 가수들이 일본 가수들과 대결을 위해 국가대표 가수를 뽑는다는 컨셉으로 현역 가수들이 자웅을 겨루고 있다.

 이 두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와 성격은 다르지만, 가왕(歌王)을 선발하는 방식은 같다.

 전문가 그룹과 일반인들이 상호 비율을 달리해서 최고를 선발한다는 것이다.

 전문적인 식견의 조언과 국민적인 인기를 두루 갖춘 사람을 대표로 선발하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대중적인 인기와 전문적인 재능을 함께 겸비해야 대한민국 대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오로지 개인의 능력과 달란트로 선발되는 것이다.

 이 일련의 프로그램들에는 실시간 투표를 통해서 결정되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절대로 어떠한 상황도 바람도 타지 않을 거라 신뢰하고 있다.

 상서(尙書) 경명 편에는 주(周)나라 목왕(穆王)이 백경을 태복(太僕)으로 임명하며 훈계했던 말이 기록돼 있다.

 “그대의 아래 사람들을 신중히 고르되, 교묘한 말을 하는 자, 좋은 듯 꾸민 얼굴을 하는 자, 남의 눈치만 보는 자, 아첨하는 자는 쓰지 말고, 오직 올바른 사람만을 쓰도록 하시오(無以巧言令色便 側媚, 其惟吉士)”

 논어(論語) 학이(學而) 편에는 ‘교묘한 말과 꾸민 얼굴에는 인이 적다’라는 교언영색선의인(巧言令色鮮矣仁)이라는 말이 있으며, 공야장(公冶長) 편, 양화(陽貨) 편 등에도 교언영색(巧言令色)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교언(巧言.fine words)은 ‘남의 환심을 사기 위해 교묘하게 꾸민 말’을 뜻하며 영색(令色.an insinuating appearance)이란 ‘보기 좋게 꾸민 거짓된 표정’을 뜻한다.

 우리는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있다.

 지역별로 현역 의원을 비롯해 예비후보들이 이름과 얼굴을 알리기에 분주하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현역 의원은 의정 활동 치적을 지역구민들에게 알리기 여념이 없으며, 정치 신인들은 오로지 이름을 알리기 위해 지역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현역이든 정치 신인이든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마스터 그룹이다.

 소위 공관위라 불리는 이 마스터 그룹을 넘어야만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공중파나 종편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는 마스터들의 오픈된 선택을 받을 수 있지만 정치는 그러지 못하다.

 이제껏 정치 오디션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가장 중요한 국민의 선택보다는 계파와 주류, 그리고 현재 권력의 입김이 많이 작용돼, 낙점을 받으면 그 사람에 대한 가부(可否)만 결정하면 됐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의 마스터 그룹은 ‘그럴 리 없다’고 주장하지만 전문성보다는 또한 엄격한 도덕성보다는 ‘주류냐? 비주류냐?’만이 평가의 기준이라는 것은 대부분의 국민은 인식한다.

 작금의 여야를 보노라면 국민은 없고 오로지 권력자의 눈치만 보고 있는 것 같다.

 이해집산으로 모인 제3지대 세력이 뭐가 필요하나? 그들에게 국민은 있는가? 국민은 없다.

 단지 상호 간 이해관계만 있을 뿐, 따라서 일련의 상황은 국민의 피로감만 더 높일 뿐이다.

 전에도 그랬지만 오는 4월 총선 출마자들도 국민의 의사를 듣는 척 흉내만 낼뿐, 공천이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젠 제발 그러지 마라.

 정치권의 ‘국민 무시’는 국민의 ‘정치 무관심’으로부터 출발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부터 무관심하니 당선만 되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것이 아닐까?

 “정치를 외면한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한다는 것이다”며 플라톤은 이야기했다.

 내가 사는 지역의 발전과 더불어 경남 전체가 유기적인 협조로 상생하기 위해서는 이번만이라도 정치에 관심을 가지자.

 ‘국민을 위해서’라는 괴변으로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사람보다는 오랜 기간 준비하고, 주민들과 부대끼며, 지역에 봉사하는 사람에게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도덕성의 완성이 정치’라는 고대 선인들의 가르침이 절실한 세상이 됐다.

 높은 도덕성을 가진 사람이 내가 사는 지역을 대표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한 번쯤은 다시 생각해 보자! 같은 성씨라서, 막연히 지지정당이라서, 조금 흠은 있어도 계속해 오는 정치인이라서, 이런 어리석은 생각이 지역을 망치고 다음 세대의 희망을 빼앗아 버리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는 것을 깨우치자.

 이제 경남도 전문성을 가진 참신한 인물로 새로운 역사를 적어 갔으면 좋겠다.

 당리당략(黨利黨略)에 치우치지 않고 오직 국민이 자산(資産)이 되는 그런 새로운 인물이 고프다.

 지난 4년 속았으면 됐지 얼마나 더 속고 가슴치고 속앓이를 계속해야 하는가?

 교언영색(巧言令色) 하는 그런 인물은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정신만 똑띠! 차리면 알 수 있다!

 이번 총선부터라도 관심을 가지자! 이전에야 어찌 되었던 지금 딛고 있는 이 땅을 미래세대에게 물려주기에 부끄럼 없이 사고하고 당당하게 행동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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