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호 칼럼] 깨끗한 총선을 바란다

  • 입력 2024.03.03 11:45
  • 수정 2024.03.03 19:59
  • 기자명 /배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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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호 본지 전무 이사
배성호 본지 전무 이사

 우리는 오래전부터 사회의 구석구석에 부정과 비리가 만연하고, 도덕과 윤리와 규범이 붕괴되고 있음을 봐왔다.

 많이 배우고 많이 가진 사람들과 힘 있는 자들의 탐욕이 어우러져 마치 부정의 경쟁이라도 하듯 배불리기 경쟁을 벌이고 있는 꼴(?)이다.

 그들의 배불리기 싸움에 우리 민초들은 언제나 희생을 강요당해 왔고, 그들의 무대를 빛내주는 말 없는 관객이 됐을 뿐이다.

 오는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민초들의 아픔과 어려움을 잘 돌봐야 할 정치권은 당리당락만을 주장하는 장외투쟁(?)을 비롯, 실행이 어려운 달콤한(?) 공약들로 추태의 경연장을 방불케 한다는 극단적인 비판도 나오고 있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우리 사회엔 ‘내 탓이요’ 하는 사람이 없다.

 문제가 터지면 소관부처를 따지고 오직 ‘네 탓이요’하고 책임 전가에 혈안이다.

 권한과 책임이 따로 놀고, 사명감이나 책임감도 없다.

 잘못하다가 걸리면 재수로 치부해 버린다.

 이런 정치판의 모습을 “상당수 정치인들이 역량이나 덕망도 철학도 없는 것 같다”며 “그들은 개인적인 부귀를 위해 권력의 주변에서 눈치나 살피고 있다가 기회만 있으면 이권에 개입해 돈이 되는 일이라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있다”고 정치부 기자들은 지난 30여 년 한결같이 목청을 높이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뇌물·외유 등 각종 사건에 연루된 정치인들은 “관례로 돼있는 걸 가지고 웬 야단들이냐”고 항변한다.

 이 말을 민초들은 과연 얼마나 믿을지 궁금할 뿐이다.

 법대로 살면 선거비용 등은 어떻게 마련하느냐?는 말투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총선 때마다 선거구 획정이 지연되는 것을 두고 현역 의원들의 기득권 지키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며, 선거구 획정이 늦어질수록 정치 신인들의 선거운동 효과가 제약되고 반대로 현역 의원들이 누리는 ‘프리미엄’은 더 강해질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화제를 바꿔 지성의 전당인 대학은 어떤가?

 이곳에서도 부패의 증후군이 싹튼지 오래다.

 학생 수 감소로 폐과 등 존·폐 위기에 놓인 일부 대학은 전임강사 채용을 두고 뇌물(?)이 오고 가는 것을 비롯, 출석과 학점이 미달되는 외국인 근로자 학생들에게도 “등록금만 납부하면 졸업이 가능하다”는 말을 조심스럽게 하고 있다.

 “관례가 일상화돼있는 걸 가지고 왜 우리들에게만 올가미를 씌우느냐?”는 그들의 항변은 지금의 대학 사회도 상당히 병들어 있다는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권력의 주변이 그렇고 대학 사회마저도 이지경으로 우리 사회는 부정부패의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어느새 악취에 익숙해져 악취를 맡을 후각이 마비된 상태에 빠져 있다.

 고위 공직자는 고위 공직자대로, 하위 공직자는 나름대로 민원인과 결탁, 부정한 먹이사슬에 얽매여 부패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게 오늘의 우리 사회인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이제 우리 사회가 더 부패하고, 치유할 수 없는 무력증에 빠지기 전에 뼈를 깎는 자성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권력자와 지도층, 지식인들이 앞장서야 할 것이다.

 자신이 도덕적으로 비판을 받으면서 남을 비판할 때 우리 사회는 대립과 불신으로 더욱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진실로 우리가 고쳐야 할 마음가짐은 남의 탓을 비판하기 전에 자신을 쇄신하는 일이다.

 내가 뽑은 대통령과 국회의원, 시장·군수, 지방의원 등이 부정부패로 처벌을 받으면, 지지한 유권자도 책임이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자기 자신의 내부 혁신을 통한 도덕적 우월성을 바탕으로 남을 비판해야만 설득력과 호소력을 가질 수 있다.

 사실 이들의 목소리가 오는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곳곳에서 필자의 귀에 맴돌고 있다.

 바라옵건데 이번 총선은 “진흙탕의 개싸움!”이란 말이 다시는 나오지 않도록 정치인과 모든 국민이 손가락을 걸고 다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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