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방산 수출 숨통 트였다…수은법 통과

수출 금융지원 한도 확대 담아
현행 15조→25조원으로 늘어
방산업계 폴란드 2차 수출 지원
도·재계 나서 협력 통과 결실,
127조 경제 효과·14만 고용 기대

  • 입력 2024.03.03 20:00
  • 기자명 /최소라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남 방산업체의 국외 수출 활로가 숨통이 틔었다. 한국수출입은행의 법정자본금 한도를 높이는 수출입은행법 개정안(이하 수은법)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금융 지원 한도가 대폭 늘면서 방산업체들의 수출에도 청신호가 커진 것이다

 한국수출입은행 금융지원 한도를 현행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늘리는 한국수출입은행법 개정안(수은법)이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현행법상 지난해 폴란드 무기 1차 수출 계약으로 수은의 법정자본금 한도 소진율은 98.5%에 달했다. 현재 30조원 규모의 폴란드 무기 수출을 위해서는 법정자본금의 한도 증액이 필수적이었다. 수은법 통과시 소진율이 60%대로 떨어져 대출 등 금융지원에 여력이 늘어난다.

 향후 국내 방산 업체는 폴란드 2차 계약 협상 및 추가 수주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먼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정부에 18조원 상당에 무기 수출을 준비하고 있다. 현지 생산 물량이 포함된 K9 308문과 천무 70대에 대한 추가 수출 계약도 추진할 전망이다.

 아울러 1분기 중 루마니아 정부와의 1조원 규모 K9 자주포 수출 계약도 논의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루마니아 자주포 도입 사업과 관련해 “협의가 순조롭다면 올해 1분기 계약 규모와 기간을 발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폴란드향 잔여 계약 규모가 큰 현대로템 역시 한숨 돌렸다는 반응이다. 현대로템의 K2 전차 2차 계약 물량은 전체 30조원 중 20조원에 달한다. 그러나 회사는 수은의 보증한도 소진으로 추가 수출 협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이번 수은법 통과로 2차 계약 협상에 나설 수 있는 기본 요건은 갖춘 만큼 수출 이행계약이 한결 수월해질 전망이다. 특히 820대에 달하는 K2 전차 잔여 계약을 앞두고 있는 만큼 안정적으로 수주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

 이에 경남도는 국회 본회의 통과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수출 촉진, 중소·중견기업의 해외진출 증대, 해외투자 및 해외자원개발산업에 대한 전략적 지원 등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는 정책금융기관이다.

 방산, 원전 등 정부 간 계약(G2G)의 경우 수출입은행 등 수출국의 국책은행이 수입국에 대해 금융지원을 해주고 있다.

 하지만 한국수출입은행의 납입자본금이 법정자본금 한도에 근접해 정책금융 지원에 필요한 자본이 부족해진 상황이었다.

 특히, 현행법상 수출입은행은 특정 개인·법인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를 자기자본의 40%로 제한하고 있어 방산사업 같은 초대형 수주 사업은 금융지원 여력이 부족해 방산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2022년 폴란드 정부와 무기체계 수출 관련 기본계약을 체결하고, 17조원 규모의 1차 실행계약(한화디펜스 K9자주포 212문, 현대로템 K2전차 180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FA-50경공격기 48기 등)에 따라 금융지원 한도를 모두 채워 2차 계약을 위해서는 수출입은행의 법정자본금 한도 증액이 절실했다.

 

지난 2023년 3월 6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박완수 도지사 주재로 열린 경남 방위산업 수출전략회의. (사진=경남도 제공)
지난 2023년 3월 6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박완수 도지사 주재로 열린 경남 방위산업 수출전략회의. (사진=경남도 제공)

 

 이에 경남도는 지난해 7월부터 한국수출입은행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차원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기 위해 기획재정부 등 정부부처, 국회 경제재정소위, 기재위 등을 10회 이상 방문해 적극적으로 건의했다.

 특히, 경남도는 한국방위산업진흥회 및 도내 방산기업과 협력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야 국회의원실을 함께 찾아다니며 설득과 협조를 구했다.

 지난해 11월 도내 기업들의 애로 해결을 위해 열린 도민회의에서 현대로템 관계자는 방위산업 수출에 속도를 내기 위해 국회에 계류 중인 수출입은행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 힘써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경남상공회의소협의회를 비롯해 시·군 상의회장단도 지난 1월 국회의장과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에게 한국수출입은행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하는 건의문을 보내는 등 지역사회에서도 힘을 보탰다.

 경남도의회에서도 ‘방산수출 확대를 위한 한국수출입은행법 개정 촉구 대정부 건의안’을 채택해 대통령, 국회의장 및 소관 중앙부처 등에 전달했다.

 이번 수은법 개정안 통과로 무산 우려가 있었던 폴란드와의 방산 2차 수출 계약에 청신호가 켜져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대한민국의 글로벌 4대 방산수출국 도약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폴란드 방산 2차 수출로 약 127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 및 약 14만 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폴란드와 계약한 방산 기업들이 모두 경남에 사업장을 두고 있어 관련 협력업체의 매출 및 고용도 증대될 전망이다.

 박완수 도지사는 “이번 개정은 방산 수출에 국한되지 않고 원전, 선박 등 대규모 수주에 대비해 원활한 정책금융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경남도가 방산업계 등 지역사회와 함께 협력해 이뤄낸 성과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경남연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