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숲길’
하지정맥류 꿈틀대는
나무들 사이
물컵에 잠긴 젓가락처럼
굽어진 어머니의 세월이
어느새 강물처럼 흘렀노라
서로 닮은 주름 헤아리며
나선 산책 길
회상의 길
위로의 길
서로 손을 맞잡고
도란거리며 걷는
오늘따라
어우러진 메아리 되어
나를 일으킨다
◆ 시작노트
봄, 가을날 매주 목요일에는 동네 노인복지관에 다니시는
차상위계층 독거노인들 20명을 모시고 마을 숲길을 걷는다.
지팡이에 의지한 어르신 손을 부축해서 걸으시는 어르신
자그마한 풀꽃과 나무들을 바라보며 옛일을 회상한다.
나무들의 거친 표피와 흙 밖으로 나와있는 뿌리들을 만지시며
본인 손등의 힘줄과 닮았다며 안쓰러워하신다.
미래에 아니 지금의 내 모습을 보는듯해 활력을 불어놓고자
다짐을 해본다.
◆ 김선중 시인 약력
- 2021년 ‘시와편견’ 등단
- 시사모 동인,화정시회 동인
- 한국마사회 플로리스트
- 고양신문 마을숲 코디네이터
- 시집 ‘호랑나비 애벌레의 꿈’
동인지 ‘고흐가 귀를 자른 이유’ 등 다수 공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