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궤적’
뒤틀리고 비뚤어져도
서두르지 마
삶은 기다리는 거야
◆ 시작노트
며칠 전 봉은사로 봄꽃을 만나러 갔다.
꽃샘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꽃들은 소리 없이 제 할 일을 하고 있었다.
매화당 앞에 선 운용매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온몸이 뒤틀리고 이리저리 꼬여 있었다.
그런 모양을 하고도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 가슴을 쳤다.
그 눈부신 꽃잎 앞에 고개가 저절로 숙여졌다.
어쩌면 우리 삶도 뒤엉켜 상처투성이뿐이어도,
봄은 오고 꽃이 피지 않을까 싶다.
◆ 박주영 시인 약력
- 2020년 ‘뉴스N제주’ 신춘문예 디카시 당선
- 시사모 동인 한국디카시학회 동인
- 디카시집 ‘돋아라, 싹’
- 동인지 ‘절반의 외침’ 외 다수 공저
- 제1회 한국디카시학 작품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