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창원상의회장, 연부역강한 인물로

  • 입력 2006.06.05 00:00
  • 기자명 강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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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은 들어갈 때보다 물러설 때를 무겁게 생각하고 처신해야 한다. 그것이 공인의 생명이요, 이 사회에 도덕적 규범을 확연히 보여주는 사표이기에 하는 말이다. 그런데 창원 상공인의 최대 집합체인 상의회장을 두고 지금 상공인간에 분열과 갈등이 증폭되고 있음을 본다. 그것도 이 달에 있을 회장 선거를 앞두고 현회장이 장기집권을 기도하는 데 따른 불만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데 있다.

현 상의회장이 장장 15년을 한 자리에 버티고 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순리가 통하고 합리가 지배하는 조직이라면 벌써 후임자가 서너 차례나 교체되고도 남음이 있다. 그런데도 경남은행 인수 추진, FC경남 프로축구팀 재정확보 등을 구실삼아 또 3년을 눌러앉겠다는 것은 연임의 명분도 약한 데다 그 처신이 옹졸하기가 이를 데 없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변화의 시대에 경영마인드를 갖춘 CEO형 지도자가 마땅히 등장해야 할 시점에 자기가 아니면 안된다고 연임을 노린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공익을 추구해야 할 상공회의소가 80년대의 체질과 90년대의 사고로 독주체제로 가겠다면 글로벌을 향하는 지식정보화 시대에 걸맞지 않은 데다 사적인 전유물로 전락될까 두렵다. 더욱이 감투에 눈독을 들이고 현실에 안주해서 나태에 빠진다면 남는 것은 위축된 조직과 불신의 앙금만 쌓일 뿐이다. 상공인들이 대동단합해 지역경제를 살리고 불황을 타개해야 할 절박한 시점에 개인의 허황된 감투욕 때문에 상공계를 사분오열시킨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일반적으로 추대형식을 밟는 것이 옳지만 여의치 않다고 편법을 취해서 나설 때 결격사유도 많은 데다 3년을 더 하겠다면 법적 하자도 문제지만 도덕적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다. 존경의 대상이 돼야 할 신분이 한갓 냉소와 조롱거리가 된다면 개인의 명예는 물론 창원상의에도 커다란 흠집을 내고 말 것이다. 무엇보다도 대인답게 멸사봉공하는 자세로 돌아가 연부역강한 후계자에게 넘겨주는 도량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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