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진주 자매 윔블던 결승전 언니는 울고 동생은 웃었다

세레나, 언니 비너스 2-0 꺾고 정상 등극

  • 입력 2009.07.06 00:00
  • 기자명 송정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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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1위 탈환이 남아 있다.’

‘흑진주’ 세레나 윌리엄스(28)가 언니 비너스 윌리엄스(29·이상 미국)를 제치고 윔블던 정상에 올랐다.

세계랭킹 2위 세레나는 4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테니스대회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랭킹 3위 비너스를 2-0(7-6<3> 6-2)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세레나는 2002년과 2003년 대회에 이은 3번째 우승이자 개인통산 11번째 그랜드슬램 우승트로피를 거머쥐며 윔블던의 최고봉에 올라섰다.

시즌 두 번째 그랜드슬램 우승이다. 지난 1월, 시즌 첫 번째 그랜드슬램대회였던 호주오픈을 정복한 세레나는 윔블던에서 우승을 차지해 건재함을 뽐냈다.

또 세레나는 지난해 대회에서 언니에게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던 아픔을 보기 좋게 설욕하며 6년 만에 이 대회 패권을 탈환했다.

세레나는 이 대회에서 총 5번의 결승진출에 성공한 결승 단골손님이다. 그러나 이 대회를 5차례나 석권하며 ‘윔블던의 여왕’으로 군림한 비너스의 그늘에 가려 큰 빛을 발하지는 못했다.

더욱이 비너스는 이번 대회를 우승으로 장식하면 1991년부터 1993년까지 우승을 휩쓴 슈테피 그라프 이후 3연패를 달성한 첫 번째 선수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승부의 세계는 냉혹했다.

세레나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언니를 밟고 정상에 올라섰고, 빼앗긴 세계랭킹 1위 탈환을 향한 힘찬 시동을 걸었다.

세레나는 여러 가지 기록 면에서도 언니보다 앞선다.

우선 그랜드슬램 우승 횟수도 세레나가 7차례 정상에 오른 비너스보다 위에 있고, 세레나는 비너스가 아직 이룩하지 못한 커리어그랜드슬램도 이미 6년 전에 달성했다.

세레나가 이 대회 우승에 목말라 할 수밖에 없었던 절대적인 이유는 세계 1위 자리에 대한 강한 애착 때문이다.

2002년 7월,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올라 2003년 8월 이후 단 한 번도 최정상에 오르지 못한 세레나는 지난해 9월 US오픈 우승 이후 5년 1개월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하지만 1위 자리는 한 달 정도 밖에 허락되지 않았다. 재기를 다짐한 세레나는 올해 호주오픈 우승으로 5개월 만에 다시 1위 자리를 차지했으나 이마저도 두 달에 불과했다.

세레나는 지난 5월 “진짜 세계 1위가 누구인지는 모든 사람이 알고 있을 것이다. 솔직히 말해 내가 진정한 세계최고다”며 넘치는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그랜드슬램대회 우승 기록이 전무한 현 세계랭킹 1위 디나라 사피나(23·러시아)를 두고 한 말이었다.

세레나는 이번 우승으로 랭킹 1위를 되찾지는 못했다. 그러나 세계 1위에 다시 올라서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목표 달성을 향해 거침없는 행보를 잇고 있는 세레나의 행보가 주목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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