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빠진 광주·전남 정치권 큰 변화

‘포스트 DJ’ 경쟁구도 내년 선거 최대 관심

  • 입력 2009.08.24 00:00
  • 기자명 유정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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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후 그동안 ‘DJ 우산’ 아래 있었다고 할 수 있는 광주·전남지역 정치권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민주진영의 대통합’이라는 김 전 대통령의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구심점을 잃은 민주개혁세력의 일시적 혼돈이 점쳐지고 있으며 ‘포스트 DJ’를 자처하는 정치인들 사이에 치열한 각축전도 예고되고 있다.

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텃밭’이라고 할수 있는 광주전남지역에서 헤게모니를 쥐려는 구 민주계와 열린우리계 사이의 경쟁구도에, 친노신당 출현이라는 변수까지 가세해 지역정치권에 일대 ‘빅뱅’이 올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지역정치권에 따르면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이후 광주·전남지역 정가에는 정치구도의 변화와 ‘포스트 DJ’ 경쟁구도, 내년 지방선거 영향 등이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광주·전남지역 정치는 김 전 대통령의 그늘 아래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의 영향력이 컸다. 김 전 대통령은 이미 호남정치의 틀을 벗어나 한국 정치지도자, 국제평화 전도사가 됐지만 지역정치권은 늘 그의 우산 아래 머물렀다.

DJ를 빼고는 광주전남 지역정치를 얘기할수 없을 정도로 그의 정치적 영향력은 크고도 깊었다.

그만큼 DJ 서거이후 지역정치구도 변화는 자연스럽고도 불가피한 부분이 많다. 무엇보다 그동안 DJ라는 구심점 아래 공통분모를 찾았던 민주당내 세력간 분화 또는 경쟁구도가 점쳐진다.

지난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통합이 이뤄졌지만 당내에는 여전히 구 민주계와 열린우리계 사이에 보이지 않는 경쟁구도가 잔존해 있다.

이같은 구도는 내년 지방선거가 임박할수록 더욱 구체화될 가능성이 크다.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공천경쟁 속에서 양 계보 사이 이해관계는 첨예하게 맞설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구 민주계는 DJ의 유지를 받드는 적통임을 내세울 것이고, 열린우리계는 이에 맞서 이미 세력화된 지분을 주장할 공산이 크다.

또 정치권 안팎에서 예고되고 있는 친노신당 출현도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아직은 ‘찻잔 속의 태풍’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내년 선거를 앞두고 민주개혁 세력이 분화할 경우 급속한 세력 규합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

이와 함께 김 전 대통령 서거이후 민주당에 대한 광주전남지역민의 지지가 계속될지도 관심사다.

그동안 지역민들은 DJ로 상징되는 민주당에 압도적 지지를 보내 왔으나 앞으로는 정치의식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제안한 선거제도 개편 방안도 이같은 의식변화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민주당 지지 일변도의 정치의식에서 벗어나 무소속이나 진보정당, 나아가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까지 다양한 유권자들의 목소리가 점쳐진다.

DJ서거 이후 예상되는 또하나의 중요한 움직임은 ‘포스트 DJ’ 역할을 노리는 정치권의 경쟁구도다.

그동안 민주당내 정신적 지주였던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함에 따라 ‘포스트 DJ’를 자처하는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포스트 DJ’를 노리는 당내 지도부 그룹으로는 정세균 대표, 정동영 의원, 손학규 전 대표, 김근태 전 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광주“전남지역 인사로는 박지원 의원(목포), 박주선 의원(광주 동구) 등이 접근하고 있다.
또 김효석(담양·곡성·구례)·이낙연(함평·영광·장성)·강운태 의원(광주 남구) 등도 민주당내 호남맹주 역할을 노려봄직 하다.

하지만 현재 거론되고 있는 지역인사들이 ‘포스트 DJ’ 역할을 할만한 역량을 발휘할지는 의문이다.

김 전 대통령이 정치적 후계자를 양성하는데 후하지 못했던데다, 지역 정치권내에도 그를 이을만한 정치적 인물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들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만큼 DJ의 그
늘이 컸기 때문이기도 하다.

김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또하나의 관심사는 내년 치러질 지방선거다.

그동안 지방선거에서는 DJ의 영향력이 막강했으나 이제는 새로운 구도가 불가피해졌다. DJ가 없는 민주당에 변함없는 지지를 보낼 것인지 여부와 함께 공천구도에도 복잡한 변수들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차적으로 DJ와의 특별한 인연을 강조해온 박광태 광주시장이나 박준영 전남도지사의 3선가도가 무난할지 여부가 관전포인트다.

또 지방선거때만 되면 DJ와 찍은 합성사진이 난무할 정도로 그의 영향력에 온통 기대 왔던 민주당내 정치인들이 과연 어떤 정치적 비전을 보여줄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DJ가 빠진 정치적 틈새를 노려 한나라당이나 진보정당이 얼마나 약진할지도 관심이다.

김 전 대통령 서거가 가져올 광주전남지역 정치권의 변화가 핵폭풍이 될지, 아니면 찻잔속의 미풍에 그칠지 주목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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