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핵춤만 출 뿐 북 인권유린 외면”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북핵 관련 비판

  • 입력 2009.10.26 00:00
  • 기자명 강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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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호에서 북한 외무성의 리근 미국국장이 미국에서 성 김 대북특사와 회동하는 등 북핵 협상의 시동을 재개하는 것과 관련, “북한의 고위관리가 미국에 오면서 6자회담이라는 외교적 춤판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고 비판해 시선을 끌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2일 ‘세상의 지옥’이라는 글에서 “서방 세계가 북핵 문제를 북한의 인권 유린에 앞세우고 있지만 북한의 인권 문제는 핵이슈에 묻혀버려선 안 된다”고 강조하고 “북한에 대한 입방아로 밥 먹고 사는 싱크탱커와 학계, 정치논객, 정책 담당자들이 6자회담을 빌미로 이 세상에서 가장 잔인하고 조직적인 인권 유린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코노미스트는 “1995년부터 4년동안 북한에서 60만~100만명의 주민들이 굶어죽은 뒤 알려진 북한 실상 중 가장 끔찍한 것은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라며 “약 15만~20만명의 정치범들은 5개의 거대한 수용소에 갇혀서 거의 모두가 살아나오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하와이 동서문화센터의 스티븐 해거드 등이 발표한 북한 실상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에는 암시장에서 물건을 사고판 주민들과 경범들, 먹을 것을 찾아 떠도는 주민들까지 잡아가두는 수많은 강제수용소를 새로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의 체포 구금이 뇌물을 강요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으며 암시장에서 장사하는 주민들도 살아남기 위해서 뇌물을 바치는 등 단기수용소가 뇌물 경제의 중심이 돼 버렸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단기수 수용소의 경범들도 장기수 강제수용소의 죄수들과 마찬가지로, 고문과 인권 유린을 때로는 더 심하게 당한다”며 “수용기간 강제적 굶주림을 당했고 죄수들 4분의 3이 공개처형을 목격했으며 절반 이상이 고문과 구타로 죽는 것을 목격했다”고 고발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에서 이전과 같은 대기근은 안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지만 대북 지원단체인 ‘좋은 이웃’에 따르면 원산 부근에서는 주민 70%가 풀을 섞은 옥수수 죽으로 연명하고 강원도 산악지대 주민들은 기근을 의미하는 ‘고난의 행군’ 이후, 내년 봄 가장 심각한 식량난이 닥쳐올 것을 걱정하고 있다.

북한 정권이 2012년을 목표로 북한을 사회주의 ‘강성대국’으로 만들겠다고 ‘150일 전투’를 선포하고 주민들을 몰아세우기 때문에 “(농사를 짓지 못하는)우리는 거의 죽은 목숨”이고 말한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서방국가들은 이런 참극을 외면했다는 수치를 조만간 당할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북한 인권 특사를 임명하는데 무려 8개월이 걸렸다. 중국은, 북핵보다 북한 정권의 존속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한국도 통일을 바란다고 말하지만 국민 대다수는 북한을 다른 나라, 다른 행성에 사는 사람들로 생각하면서, 북한을 내버려 두는 것이 최상책이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옛 소련을 무너뜨린 것처럼 북한에 바깥 세상의 진실을 알리는 대북 방송을 지원해야 한다. 북한 정권의 엘리트들에게도 바깥세상을 보도록 교육시켜야 한다. 그러나 작금의 한심한 현실은 미국이 ‘핵춤(Nuclear Dance)’만 출 뿐, 북한정권이 저지르는 야만적 인권 유린은 못 본 체 한다는 것”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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