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짜 맞은 하이닉스…내 님은 어디에

효성, 인수의향 접어…당분간 주인 찾기 어려워

  • 입력 2009.11.13 00:00
  • 기자명 이민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이닉스의 매각이 또다시 물거품이 됐다. 12일 효성이 공식적으로 하이닉스에 대한 인수의향을 접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국내 산업자본은 하이닉스에 관심이 없는 상태인데다 해외 자본에 매각하는 것은 기술 유출 문제 등 국민적인 반감이 큰 상황이라 당분간 주인찾기가 힘들 전망이다.

우선 효성측이 인수와 관련한 내용을 번복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각종 루머와 특혜시비로 시달린것이 인수의향을 철회하게 된 배경인데다 회사 규모로 볼 때도 효성의 인수가 무리라는 주장도 많았다.

게다가 국내 산업자본중에는 하이닉스를 인수할 대상을 찾기가 힘들 전망이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LG는 의사가 없음을 수차례 밝혀왔고, 현대중공업 역시 최근 조선업황 악화로 넘볼 상황이다. 또 지난 9월 외환은행이 43곳을 대상으로 매각 안내문을 보낸 결과 효성 말고는 인수에 참여할 의사가 없었음이 이를 뒷받침 한다.

국내 대기업들이 반도체에 관심을 두지 않는 데는 워낙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어떤 해는 몇 조원 수익이 대박이 나지만 또 다음해는 몇 조원의 손실을 입을지 모르는 것이 반도체 시장이다.

게다가 신규 투자로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것이 반도체 시장인데다 삼성이란 세계 최대의 반도체 회사가 버티고 있다는 점도 망설이게 만드는 이유다.

실제로 지난 몇년간 반도체 시장이 죽기살기 식의 치킨게임이 진행되면서 결과적으로 국내기업들이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지만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쓰러지는 것을 목격했다.

해외자본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엘피다가 공적자금을 신청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고, 도시바도 반도체 사업 비중을 줄이는 등 일본쪽 상황은 좋지 않은데다 미국이나 유럽도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중국은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기술유출 문제로 더욱 힘들 것이라는게 전문가들 견해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중국쪽에서는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쌍용차사건으로 기술유출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 국내정서상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도 “쌍용차 문제가 불거지고 있어 중국쪽은 힘들고 유럽쪽에 매각되는 것이 그나마 좋은 방법이지만 국민적인 정서가 외국매각에 대한 반대가 절대적인 상황에서 시도가 하기 힘들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이어 “당분간 표류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 상황에서는 금융자본이 가지고 있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주주인 산업은행도 해외에 매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에 209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8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이 지난 1분기를 바닥으로 본격적인 상승국면에 진입하고 있고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뉴시스
저작권자 © 경남연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