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핵’으로 떠오른 히어로즈 이보근

‘절치부심’으로 맹훈련

  • 입력 2009.12.16 00:00
  • 기자명 이민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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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을 앞두고 제가 스프링캠프에 못 갔던 것 아세요? 실력이 안돼서 못갔습니다. 그게 오히려 약이 됐어요.”

올 시즌 히어로즈는 장원삼, 마일영, 김수경 등 선발진이 무너지고 중간 계투, 믿을만한 마무리가 부재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체적으로 투수가 부족했다. 팀 평균자책점이 5.40이었다.
이런 가운데 이보근(23)은 예년과는 다른 투구를 선보이며 불펜의 핵으로 떠올랐다.
지난 2005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한 이보근은 지난해까지 50경기에 출전하는 것에 그쳤다. 5패1세이브를 거둔 것이 전부.

올 시즌에는 달랐다. 올해 52경기에 나선 이보근은 중간과 마무리를 오가며 7승7패7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4.26의 성적을 냈다.
지난 14일 목동구장에서 만난 이보근은 이런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이 ‘심리적인 변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4년 동안 패전 처리로만 등판했다”고 말한 이보근은 “1군에 올라오면 우선 2군에 내려가지 않아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그런 생각을 갖고 하니 잘 될리가 없었다”고 운을 뗐다.
이보근은 “올해는 ‘될대로 되라’라는 생각으로 던졌다. 직구를 던질 때도 그냥 스트라이크를 잡겠다고 생각하지 않고 ‘칠테면 쳐봐라’라고 생각하고 배짱있게 공을 뿌렸다”고 전했다.
올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된 것도 이보근에게는 약이 됐다.

이보근은 “올해 스프링캠프에 가지 못했다. 실력이 안돼서 못갔다”라며 “충격이었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절박한 마음이 생겨날 수밖에 없었다. 이를 악물었다. 지금 생각하니 못 간 것이 약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민태 투수코치는 올 시즌 이보근에게 큰 힘이 되어 준 ‘스승’이다.
이보근은 “팀의 선배셨을 때는 가까이 다가가기도 힘들었다. 오히려 지금 더 가까워졌다”며 “정민태 코치님이 신경도 많이 써주시고 내 공을 자신있게 던지라고 조언도 많이 해주셨다”고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보근은 올해 7월 아쉬운 모습을 노출했다. 7월 한 달 동안 3패1세이브 1홀드의 성적을 거둔 것이 고작이었다. 평균자책점은 5.00에 달했다.
자신의 7월 성적에 대해 “처참했다”고 말한 이보근은 “시즌 초반에는 욕심이 없었는데 중반쯤 되니 욕심이 났다”며 “체력적인 문제도 있었다. 풀타임이 처음이었는데 날씨가 더워지니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했던 황두성이 선발로 뛰게 되면서 이보근은 8월에 마무리로 나설 기회를 얻게 됐다.
이보근은 “마지막에 팀 승리를 지켜냈을 때 정말 기분이 끝내 주었다. 심리적 부담은 큰 것 같다”고 마무리로 뛰어본 소감을 밝혔다.
“중간계투는 늘 마무리를 꿈꾼다”고 말한 이보근은 “마무리 욕심은 있지만 쟁쟁한 후보들도 있고 아직 부족한 것이 많다”며 겸손해 했다.

이보근은 내년 1월 15일 일본으로 스프링 캠프를 떠난다.
“제주도 마무리훈련에서 구종을 늘리려고 노력했다”는 이보근은 “투구 패턴이 너무 단조롭다. 스프링캠프에서 커브, 투심등의 변화구를 익히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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