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소리] 대학 정치문화의 단상

  • 입력 2010.01.05 00:00
  • 기자명 이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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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각종 언론 매체에서 대학교 총학생회 부정선거를 이슈화 하는 것을 보자면 대학생인 나로서 부끄럽기 짝이 없다. 투표함을 훔치려다 적발된 경우, 대리투표, 사전개봉, 불법 도청, 대학 선거관리위원회의 중립위반 등 다양한 부정선거 사례를 보면 정말 대학교에서 일어 난 일이 맞을까 싶을 정도이다.

기존 정치문화의 부패를 맹렬히 비난하던 대학생들이 정작 자신들도 기존 문화의 부패를 그대로 답습하는 모순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 수 없다. 학문의 열정만큼이나 민주주의를 향한 열정 또한 가득해야할 대학의 총학생회 선거에 이다지도 부정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모르는 사람들은 모르지만, 알 사람을 다 아는 총학생회장의 상상이상의 권력 때문이다. 그리고 그 권력은 돈과 함께 오기 마련이다. 총학생회장이 학내 각종 이권에 개입할 수 있다.

우린 그 예로 학교 축제를 비롯해 자동판매기 사업, 졸업앨범, 등록금 투쟁 등을 쉽게 들 수 있다. 학교 행사 때마다 이벤트 회사에서 받는 로비, 등록금 투쟁이 장기화 되는 것을 원치 않는 학교 측의 로비만 생각해도 한 대학교의 총학생회장의 자리는 충분히 매력적인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대학교 정치문화의 부패를 단지 학교의 잘못된 관행, 권력을 추구하는 학생(총학생회장 후보)들의 잘못이라고 떠넘겨서는 안 될 것이다. 등록금 투쟁 같은 경우만 해도 그렇다. 예전에 총학생회가 중심이긴 했지만, 대학의 일반학생 모두 들고 일어나서 같이 행동하며 투쟁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등록금 투쟁을 위해 모여 달라고 아무리 외쳐도 10%의 학생도 모이지 않는다. 또 총학생회 투표율을 보더라도 50%가 채 되지 않는다. 이러한 학생들의 정치적 무관심이 바로 총학생회의 부정을 자라게 해주고, 그 부정의 단맛을 아는 학생들이 선거에서도 부정을 저지르는 것이다. 정치적 무관심도 하나의 의사표현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이상적인 이론에 불과하다.

같은 대학생으로써 부정선거를 욕하는 것에서만 그치지 말고, 나의 무관심이 가장 커다란 원인임을 자각하고 참여하는 자세를 가지도록 노력하자.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대학생활에 참여한다면 이러한 부정은 설자리를 잃게 되고 올바른 문화가 조성될 것이다.

/ 조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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