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문화는 있는 자들의 여유가 아니다

  • 입력 2006.06.26 00:00
  • 기자명 최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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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든 전시든 다 먹고 살아야 돈 주고 보든가 하지. 먹고 살기 바쁜데 그게 되냐?”
흔히들 하는 이야기다. 경제사정은 문화사정과 비례한다. 경제가 안 좋으니까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사정도 안 좋다. 하지만 꼭 그렇게 생각할 일만도 아니다. 애써 돈 들이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것들은 충분하다.

단적인 예로 창원시의 성산아트홀은 매주 수요일 밤이면 무용공연을 한다. 무료공연이다. 그런가 하면 전시장에는 거의 매일 미술, 공예 등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먹고 살기 바쁜데 문화가 웬 말?’이라고 말하는 것은 사실을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특히 요즈음은 각 시군마다 문화센터가 있어 시군민들을 위해 무료공연을 자주 한다. 경남도에서도 ‘찾아가는 문화활동·예술활동’으로 소외된 지역에 문화를 접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역의 문화를 지역사람이 살려야죠”라고 입으로는 말하면서 정작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 지역의 현실이다. 서울이나 수도권 지역에서 온 문화공연이라면 몇십만원이라도 주고 보면서 우리지역의 문화는 쉽게 외면해 버리는 사람들이 우리 아닌가?

서울에서 내려오는 공연들이 지역의 무대에 올릴 때에는 내용에 있어 소홀히 하는 경우가 솔직히 많다. 하지만 우리는 그 사실을 간과한다. 그저 유명하니까 좋은 작품이겠지 하는 생각으로 비판없이 받아들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에 반해 우리지역의 공연은 정말 지역민들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취재를 다니면서 혹은 인터뷰를 하면서 기자가 느끼는 바다.

연인의 이별을 이야기할 때 ‘함께 있을 때엔 소중함을 모르다가 없어지면 그 소중함을 안다’는 말이 있다. 애써 다른 지역문화를 가져오려 하지 말고, 우리지역의 좋은 문화를 더 아끼고 키워야 하지 않을까.

최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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