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역지사지(易地思之)

  • 입력 2010.09.14 00:00
  • 기자명 장병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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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군의회가 제191회 정례회를 시작하면서 산청군에 대한 행정감사가 지난 7일부터 현장답사를 시작으로 15일간의 일정이 시작됐다.
기자도 수감기관인 군의회의 창 역할과 피 수감기관인 산청군의 방패 역활, 즉 유혈이 낭자한 전쟁터의 모습을 기대하며 종군기자의 심정으로 그 전쟁에 참여했다. 하지만 기자의 그런 기대는 빗나갔다. 총알과 포탄이 날아다니는 전쟁터·아비규환의 처참한 모습들의 그런 전쟁터의 모습을 기대 했건만 감사장은 너무나도 차분했다.
흔히들 생각하고 봐왔던 수감인의 고성과 무질서한 태도, 그리고 회피에만 급급하던 피수감자들의 모습이 아니라, 어쩌면 감사장이 아닌 정책 토론장 같은 분위기여서 기자는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주민들의 여론과 민원을 꼼꼼히 챙겨서 질문하는 의원들의 모습, 의원들의 질문에 성실히 답변하는 관계 공무원들, 기자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어리석은 기대가 부끄럽게 느껴졌다.

민원인들의 의견 수렴 후 군정의 질의 사항을 분명한 맥을 짚고 명확한 대안을 제시하는 군의회 여러 의원들의 모습,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질의에 성실히 답변하고 주민의 민원에 최선을 다해 개선하겠다는 군청 관계자들, 서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하는 태도는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아직도 구태 의연한 질문과 무성의한 답변도 있었지만 군정과 지역민들의 삶의 질적 향상에 노력하는 모습이 서로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모습으로 느껴져 행정감사를 참관한 기자의 마음조차 훈훈하게 만들었다.

주민들의 소리를 경청하고 건강한 대안제시로 행정당국과 소통을 중재하는 군의회, 오는 2013년 세계한방엑스포를 위해 최선을 다해 총력을 기울이는 산청군의 자세…
큰 행사를 앞두고 자칫 작은 부분에 소흘 할 수 있는 부분을 꼼꼼히 챙기는 군의회의 연구하는 자세를 보며 이번 행정감사를 통해 기자는 희망찬 산청군의 미래를 볼 수 있어 다시 한번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다.

노종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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