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초심 일깨울 원캐스트 ‘아이다’ 보여 드리겠습니다”

같은 배역 주인공 여러 명이면 작품 질 떨어질 수 밖에 없어

  • 입력 2010.11.24 00:00
  • 기자명 황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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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뮤지컬 작품의 주인공은 여럿이다. 등장인물은 분명 1명이지만, 이를 연기하는 배우는 적게는 2명, 많게는 4명에 이른다.

뮤지컬배우 겸 영화배우 조승우(30)를 앞세우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도 류정한(39), 홍광호(28), 김준현(33)이 조승우와 번갈아 가며 지킬을 연기한다. 연말 기대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뮤지컬 ‘영웅’도 뮤지컬배우 정성화(35)와 신성록(28), 양준모(30) 등 3명의 배우를 안중근으로 내세웠다. 뮤지컬 ‘삼총사’의 달타냥 역에는 엄기준(34), 김무열(28), 그룹 ‘슈퍼주니어’의 규현(22), 듀오 ‘트랙스’의 제이(27) 등 4명이 캐스팅됐다.

하지만, 뮤지컬 ‘아이다’는 약 4개월 동안 원 캐스트로 밀고 나간다. 가수 겸 뮤지컬배우 옥주현(30)이 2005년 초연에 이어 타이틀롤인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를 연기한다.

‘암네리스’ 공주는 차세대 뮤지컬 디바로 손꼽히는 정선아(26)가 연기한다. ‘라다메스’는 ‘지킬 앤 하이드’, ‘미스 사이공’ 등에 출연한 뮤지컬배우 김우형(29)의 몫이다. 이들은 4개월 간 오롯이 자기 캐릭터를 책임지게 된다.

주세페 베르디(1813~1901)의 오페라로 널린 알려진 ‘아이다’는 이집트에 노예로 끌려온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와 파라오의 딸인 암네리스 공주,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의 사랑을 그린 대작이다. 특히, 영국의 팝스타 엘튼 존(63)이 음악을 맡아 화제가 됐다.

‘아이다’의 국내 협력연출을 맡은 뮤지컬 음악감독 박칼린(43)은 쇼케이스에서 “원캐스트로 밀고 나가는 것이 뮤지컬계의 원칙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기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원캐스트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은 아니다”는 생각이다. “작품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본래 나타내고자 하는 의도와 멀어질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원캐스트를 지지한다”는 것이다.

“무대에서 도드라지는 것은 주인공 1명이지만 약 30명에 이르는 앙상블과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작품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똑같은 배역의 배우가 여러 명이면 앙상블과의 약속도 그만큼 늘어나고 작품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각 나라마다 상황이 다를 수 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신시컴퍼니의 박명성 대표와 함께 브로드웨이 뮤지컬계의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주인공을 맡은 세 배우가 4개월 동안 원캐스트를 소화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체력적으로 정신력으로 절대로 해내지 못할 배우들이 아니다”라고 치켜세웠다.

옥주현은 “뮤지컬은 앙상블이 빛이 나야 하는 장르”라며 “주인공이 여럿이면 앙상블이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무척 힘이 든다”고 인정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앙상블이 1명의 배우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추기 때문에 더욱 교감이 오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신시컴퍼니 박명성 대표(47)는 “‘아이다’는 무대 설치 기간만 6주나 걸리는 등 고도의 메커니즘이 필요한 작품”이라며 “이번 공연이 끝나면 원캐스트를 소화한 배우들이 고맙다고 할 것 같다”고 웃었다.

최근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조승우(30)로 인해 촉발된 뮤지컬배우 몸값과 관련, 옥주현에게 합당한 대우를 해주는지에 대해서는 “다른 작품에 대해서 언급은 삼가겠다”며 “옥주현은 출연료보다 배우로서 존중하며 인간 옥주현으로서 최고의 대우를 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뮤지컬 ‘아이다’는 2005년 8월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국내 초연됐다. 2006년 4월까지 약 8개월 간 공연되며 약 1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12월 18일부터 2011년 3월 27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볼 수 있다. 신시컴퍼니 02-577-1987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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