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확전 자제”서 말바꾼 진의는?

이 대통령, 연평도 공격 초기대응 발언 도마위

  • 입력 2010.11.25 00:00
  • 기자명 유정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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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상황에서 대통령의 메시지를 정확히 전달해야 할 청와대 홍보라인이 북한의 연평도 공격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초기 발언을 번복하는 ‘오락가락’ 브리핑을 해 도마에 올랐다.

연평도에 대한 해안포 사격이 멈춘 직후인 23일 오후 3시50분께 기자들에게 전달된 이 대통령의 메시지는 ‘확전되지 않도록 관리를 잘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10분 뒤 “이 대통령이 내린 지시는 ‘확전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라는 것’이었다”고 정정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오후 4시40분께 긴급 외교안보수석회의 소식을 전하며 “이 대통령은 ‘단호히 대응하라.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단호히 대응하라’와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라’는 상반된 메시지가 전달되자 기자들은 “현재 상황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이 정확히 무엇이냐”며 술렁이기 시작했다.

‘확전되지 않도록 하라’와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하라’는 말은 북한의 공격에 대해 신중히 대응하라는 지시와 다름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단호하게 대응하라는 지시와 신중하게 대응하라는 지시가 동시에 전달된 것이다.

문제는 그 다음 브리핑이었다. 홍상표 홍보수석은 오후 6시께 가진 공식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은 외교안보장관회의에서 초지일관 단호하게 ‘교전수칙에 따라 대응하라’고 강조했다”며 “‘확전되지 않도록 관리하라’는 말은 와전된 것 같다”고 번복했다.

홍 수석의 수정 발표가 사실이라면 연평도에 대한 무력도발이 이뤄지고 있는 급박한 상황에서 무려 2시간 동안 군 최고통수권자의 잘못된 메시지가 언론을 통해 군과 국민들에게 전파된 셈이다.

홍사덕 한나라당 의원은 24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대통령이 몇배의 보복을 하라고 명령했지만 처음부터 ‘확전하지 말고 상황을 관리하라’고 잘못 오도한 청와대 참모들을 이 참에 전부 청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상황이 엄중해지자 청와대가 ‘확전되지 않도록 하라’는 대통령의 발언을 수정해 거짓 브리핑을 한게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24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 대한 이 대통령의 최초 지시에 대해 “‘단호하지만 확전되지 않도록 하라’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도 ‘확전되지 않도록 하라’는 이 대통령의 첫번째 지시가 사실이었다고 믿는 분위기다.

전여옥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북한의 공격 이후 가장 먼저 나온 대통령의 언급이 ‘확전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며 “국민들은 분노하다 못해 허탈감에 빠졌다”고 비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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