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 파편 박힌 채 배로 5시간 이동

응급 중상자…군, 작전상황 이유로 헬기 못 띄워

  • 입력 2010.11.25 00:00
  • 기자명 유정웅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상을 입고 생사의 기로에 선 부상자들을 연평도에서 배를 타고 평택항으로 옮기는 등 국군수도병원으로 5시간 만에 이송됐다.”

지난 23일 연평도 피격으로 중상을 당한 해병대 K-9 자주포 대대 장병 6명이 배를 이용해 5시간여 만에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겨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부상자 가족들은 “생사의 기로에 선 응급환자들을 배로 이동시킨 것은 너무도 아찔한 순간이었다”며 군의 늑장 대응에 분통을 터뜨렸다.

북한군의 연평도 해안포 사격으로 중상을 입고 성남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된 김지용 상병(21)을 면회 온 어머니 문정자씨(47)와 작은아버지 김영진씨(37)는 24일 면회 후 김 상병을 만나 피격 당시 상황 등을 설명했다.

연평도 피격 당시 김 상병은 전사한 고 서정우 하사(22) 등 휴가자들을 선착장으로 배웅하고 차량을 타고 부대로 복귀한 오후 3시께 갑자기 ‘쾅’하는 폭발음과 함께 순간 정신을 잃었다.

김 상병은 피격 직후 파편이 목과 발 등에 박히면서 입과 목구멍에선 피가 솟구쳤다.

하지만 김 상병은 피가 멈추지 않은 상태에도 불구하고 부대 동료들의 부축을 받아 군 함정을 이용해 다른 부상 장병들과 함께 평택 2함대까지 후송됐다.

당시 작전상황이라 헬기를 띄울 수 없다는 이유로 군은 중상자 6명 등 부상자들을 4시간 가량 걸리는 군 함정을 이용해 평택으로 이송했다는 것이다.

평택항에 도착한 부상자들은 다시 헬기편으로 옮겨져 사고 발생 후 5시간이 넘는 오후 8시25분께 성남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겨졌다. 의료진은 곧바로 김 상병의 목 등에서 파편 제거를 위한 응급수술에 들어갔지만 수술 시간만 4시간에 이를 정도로 부상이 심각했다.

김 상병의 어머니 문정자씨는 “아들이 사고 당한 시각이 오후 3께인데 오후 8시가 돼서야 병원으로 후송됐다”며 “생사의 기로에 선 응급환자를 헬기를 이용해 한시라도 빨리 이동해야하는데 군이 작전상황이라는 이유로 배로 이동을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뉴시스
저작권자 © 경남연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