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도 모든 결정 감독 몫”

뮤지컬 ‘김종욱 찾기’ 원작 감독 장유정 영화 ‘김종욱 찾기’도 연출 도전해 눈길

  • 입력 2010.12.02 00:00
  • 기자명 황유정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6년 초연한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연극과 뮤지컬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두 번쯤 봤거나, 한 번쯤 이름이라도 들어봤을 작품이다. 첫사랑 ‘김종욱’을 잊지 못해 그를 찾아나서는 여정을 담았다.

뮤지컬과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할 영화 ‘김종욱 찾기’가 12월 9일 개봉한다. 뮤지컬의 원작자 감독 장유정(34)이 연출한 작품이다.

“솔직히 무서웠어요. 공연계 사람들과 주변에서 우려도 많았고요. 이제 될 만하니까 가버리느냐는 얘기도 들었어요. 또 제가 ‘우주 미아’가 돼버릴 수도 있는 거잖아요. 하지만 지금 보면 하길 아주 잘한 것 같아요.” 영화감독 데뷔를 앞두고 여유를 부린다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거나 하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주눅들어 있지도 않았다. 재미있고 즐거웠다. “익숙한 스스로를 발견했을 때 ‘공연을 관둬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그래서 처음으로 돌아가고 싶었죠. 사람들이 무시하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잘 되고 있는 뮤지컬, 또 다른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를 두고 영화 연출에 도전한 이유다. 뚜껑은 열어봐야겠지만, 뮤지컬과 영화적 요소가 적절히 배합됐다는 호평이 많다.

여기에 임수정(30)과 공유(31)가 최고의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특히, 임수정은 이전의 모습을 잊게 만들 정도로 ‘망가지기도’ 했다. 임수정은 시나리오 초고를 받고 사흘 만에 ‘콜’을 외쳤다. 장 감독은 고마운 마음도 있지만, 그보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프로는 프로더라고요. 아무리 대스타라도 연습은 다 해야잖아요. 영화 찍고 힘든 몸을 이끌고 노래, 춤 연습해야 했죠. 안 울었는지 몰라요. 100번 정도 연습했는데 아마 저라면 쓰러졌을 거에요.”
이렇게 탄생한 영화 중 뮤지컬 장면 4분은 완벽에 가깝다. 무대 위에 선 배우들을 오디션을 통해 한명 한명 뽑으며 공을 들였다. “사전 준비를 한 한달정도 했다. 어디에서 카메라가 들어와도 완벽한 공연을 찍었다”고 자부한다. 감독의 장점을 살려 만족도를 높인 장면이라고 자신한다.

또 있다. 극중 무대감독이라는 임수정의 직업에 맞춰 계단과 분장실 등 백스테이지에도 초점을 맞춘다. “현실과 판타지 사이에 있는 장소죠. 영화 속 판타지는 무대 위에서 일어나는 것이고, 그 무대 바깥이 영화 속 현실인 것이지요. 그래서 더 신경을 썼어요.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곳이니까요.”

꼼꼼함과 치밀함이 영화 곳곳에서 드러난다. 인도에서 만난 첫사랑이라는 지우(임수정)의 의뢰를 받은 한기준(공유)이 ‘첫사랑 찾기 사무소’ 벽에 커다란 세계 지도와 갖가지 사진, 자료들을 붙여놓은 장면은 한기준이라는 캐릭터를 아주 제대로 묘사했다. 장 감독이 무척 신경 쓴 신이다.

“제가 만든 캐릭터와 장소가 연기자에게 도움이 된다면 만족해요. 모든 조합은 감독이 하는 것이잖아요. 뮤지컬 연출과 영화 연출은 대장이라는 의미에서 같아요. 어떤 산을 발굴하고 사람들과 오르는 등 모든 결정을 제가 하는 것이니까요.”

“영화는 감독이 얼마나 신경을 쓰느냐에 따라 미장센이 달라지더라”라며 “공연에서는 솔직히 티끌만한 것은 안 보이는데 영화는 화면에 잡히는 게 있어 쉽지 않았다”고 새삼 깨우치기도 했다.

장 감독은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배우와 스태프가 도와줄 수 있도록 그들의 역량을 100% 끌어 올릴 수 있어야 한다. 그 전에 사람들을 배려하면서 시너지를 이룰 수 있는 것은 기본”이라는 연출관을 밝혔다.

“관객들이 보고 판단하겠지요. 노심초사한다고 잘 되는 것도 아니고, 건강에도 좋지 않고요. 물론 영화에서 부족한 부분도 있겠죠. 부족한 부분을 잘 듣고, 다음 작품에서는 더 잘할 거에요.”

뉴시스
저작권자 © 경남연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