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모든 정당이 패배자가 된 재·보궐선거

  • 입력 2006.07.28 00:00
  • 기자명 강종남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26 재·보선은 2003년 4·24 재·보선 당시의 투표율 26%보다 낮은 24.8%라는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하면서 막을 내렸다. 다행스럽게도 마산갑의 경우 28.8%의 투표율로 최대 접전지역인 서울 성북을의 28.9%와 대등한 투표율을 보임으로써 당초 우려와는 달리 이 지역 유권자들의 관심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았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선거는 5·31지방선거에서 압승한 한나라당의 상승세가 그대로 이어질 것인지에 관심의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결과는 성북을에서 민주당에 패하였을 뿐만 아니라 부천 소사구와 마산갑 등 3곳의 득표율은 예상과 달리 50%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것은 5·31지방선거의 압승이 역시 한나라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여당의 실정(失政)에 대한 반사이익이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또한 설상가상으로 ‘도로 민정당’이니, 골프 파문, 전라도 비하 발언 등에서 보이듯이 국민의 눈에는 오만방자함으로 비친 한나라당에 대한 따끔한 채찍이었다.

한편, 집권여당의 경우 5·31지방선거의 참패에 이어 차가운 민심을 재확인하는 선거였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나타냈던 성북을에서 10%도 획득하지 못하는 참담한 결과를 얻었다. 그것은 지방선거 이후 여전히 무능력으로 일관하는 집권당에 대한 또 한번의 준엄한 심판이었다. 민주당도 한 석을 얻었다고 민심이 자신에게 돌아섰다고 오판해서는 안 된다. 비록 탄핵의 주역이었던 당의 간판인물이 당선되었다고는 하나, 다른 두 정당의 실정에서 얻은 반사이익임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도 벌써부터 민주당발(發) 정계개편을 운운하니 벌써 자만심에 빠진 것 같다.

선거는 민심의 최종판이며 국민들은 우매하지도 않다. 이번 재·보선에서는 모든 정당들이 패배자라는 겸허한 마음으로 뼈를 깎는 자기혁신을 해야 한다. 그러나 언제나 되풀이되는 선거지만 이번에도 국민들의 원성이 정치권에서는 메아리가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기만 하다.
저작권자 © 경남연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