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일념통천

  • 입력 2011.08.19 00:00
  • 기자명 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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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인간들의 부분별한 난개발로 인해 몸살을 앓은 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 결과 지구는 인간들에게 이상기후로 인한 천재지변들로 하소연하기 시작했다. 북극과 남극의 빙하는 녹기 시작했다. 아프리카 남아공에는 때 아닌 폭설이 내렸다. 사계절이 뚜렸 했던 우리나라도 해마다 아열대성 기후가 나타나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아닌 건기· 우기로 나뉘어져 간다. 몇 해 전부터 여름철이면 장마철이 아닌데도 비는 한 달 내내 비가 오기 시작했다. 이러한 현상들은 교만한 사람들에게 자연이 보내는 경고 메시지인 듯하다. ‘더욱 겸손해 지라는… 그리고 다음세대를 위해 그대로 보존 하라는…’

지난 7월의 산청군에는 국지성 폭우로 인해 지리산과 인근 마을들이 망신창이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엎친데 덮쳤다. 8월에 제9호 태풍 무이파는 민족의 영산 지리산을 대신해 인간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내렸다. 무이파는 특히 지리산에 인접한 내대마을과 남대마을 그리고 중산리 등에 많은 피해를 남겼다. 하천주변의 펜션이 불어난 물에 떠내려가는 가 하면 교량이 떠내려가고 하천은 범람했고, 주택과 농경지는 침수되어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이번 집중호우와 태풍 무이파로 인한 피해지를 살피면서 기자는 자연의 엄중한 경고를 깨달으며 더욱 겸손 해졌다. 내대마을, 남대마을 계곡주위의 펜션이 물에 쓸려 갔다. 인간은 탐욕 때문에 자연 그대로 모습으로 그냥 두어야 하는 것들에 제방을 쌓고, 집을 짓고, 조경을 하는 등 인위적인 수술을 해 버렸다. 우연의 일치 일지 모르나 공교롭게도 이번에 큰 피해가 난 곳은 사람들로 인해 난 개발이 횡횡했던 곳들이었다. 그대로 보존하라는 자연의 경고를 무시한 사람들의 탐욕에 대한 메세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본디 넓었던 계곡을 그리고 하천을 개발이란 명목 아래 자꾸만 좁게 만들어 버리니 자연은 숨을 쉬지 못해 자연 스스로가 넓혀 버린 것이라 생각이 든다.

인간은 자연 앞에서 하나의 점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기에 더욱 겸손해야 한다. 자연은 인간들에게 많은 것을 주었다. 하지만 교만한 인간들은 자연의 고마움을 너무나 당연히 여기며 더 달라고 방종했다. 그래서 자연은 인간들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산청군민들도 이번 자연의 메시지를 깊이 성찰해야 할 것이다. 산청군 또한 마찬가지로 자연의 경고를 흘려버리지 않아야 할 것이다. 지역 이기주의로 민(民)은 관(官)을 힘들게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피해를 당한 어려움은 알겠지만 이번 자연의 경고 앞에서나 혼자만 피해자란 생각을 버려야 할 것이다. 겸손히 주위를 둘러보면 나보다도 더 큰 피해를 당한 어려운 이가 분명 있을 것이다. 배려하는 마음으로 합심하자. 합심해서 겸허히 어려움을 극복하자. 나 혼자라는 생각보다는 우리라는 마음을 가지자. 그래서 이번에 당한 어려움을 민· 관 모두가 함께 극복하는 모습으로 아름다운 산청의 역사를 만들어 가자. 서로의 소중함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자연은 우리에게 감동 할 것이다. 그리고 세상 또한 산청군의 합심하는 모습에 감동할 것이다. 일념통천(一念通天)이라 했다. 온 마음을 기울이면 하늘을 감동시킬 수 있다는 말이다. 감동거리가 많은 아름다운 산청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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