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포항 과메기와 마산 미더덕

  • 입력 2006.04.07 00:00
  • 기자명 심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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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3일 동안 마산 진동 광암항에서 ‘2006 마산진동 불꽃낙화 미더덕 오만둥이 축제’가 열린다. 봄꽃이 산과 들을 물들이는 좋은 때, 허겁지겁 쫒기며 살아가는 일상에서 벗어나 바닷바람을 쏘이며 불꽃낙화의 멋과 미더덕의 맛에 흠뻑 취할 수 있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상쾌한 일이다.

2005년 지방자치제가 전면 실시된 뒤, 새로운 지역축제가 많이 생겨났다. 사람이 정보기기에 의존하던 정보시대에서 정보기기가 사람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유비쿼터스시대로 진입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고 관심과 취미가 같은 사람들과 쉽게 교류할 수 있는 시대로 가고 있는데 어찌 보면 새로울 것도 없는 지역축제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러한 현상은 아무리 정보사회가 심화될지라도 인간은 디지털의 질서 속에서만 살수 없는 아날로그적 존재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고향을 떠나야 성공하지만 고향을 잊고서는 행복할 수 없는 게 사람이 아닌가. 지역축제가 바로 그 고향 아닌가?

정보 과잉공급 시대인 지금 사람들은,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실체보다 그 실체의 브랜드이미지를 소비하고 있다. 간고등어며 안동소주며 탈춤을 전국적 브랜드로 만들어낸 안동시, 국제 공룡엑스포를 준비하고 있는 고성 등은 모두 그 지역공동체의 문화전통에 뿌리를 둔 지역브랜드를 가지고 있고, 예외 없이 지역 이름 그 자체가 널리 알려진 브랜드로 정착 되어 있다.

2~3년 사이에 마산, 창원 일원의 식당에는 포항 과메기를 쉽게 맛볼 수 있게 되었다. 포항시가 포항의 과메기 생산자와 힘을 합쳐 과메기관련 이벤트를 개최해 ‘포항 과메기’를 널리 알리고, 치밀한 유통전략을 세워나갔기 때문에 ‘포항과메기’라는 브랜드가 힘을 갖게 된 것이다.

오늘부터 열리는 마산미더덕 축제가 단순히 먹고 마시고 즐기는 행사로만 그치지 말고, 지역주민들과 손님들이 한데 어우러져 흐려져만 가는 지역공동체 의식을 다지고, ‘마산미더덕’과 ‘마산’이 전국적 브랜드가 되도록 만들어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미더덕을 넣은 구수한 된장국 냄새가 식당과 집에서 퍼져나갈 그날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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