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내는 조각작품’ 조각가 김병호씨, 개인전 아라리오 서울 삼청서 열려

  • 입력 2011.11.07 00:00
  • 기자명 경남연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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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보고, 소리로 들으세요. 다만 만지지는 마세요.

1999년부터 사운드 조각, 사운드 조각설치라는 독특한 작품세계를 펼처온 조각가 김병호(37)의 개인전 ‘A 시스템’이 소격동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 삼청’에서 오는 10일부터 내달18일까지 열린다.

철 등 금속소재를 사용한 조각에 작가가 고안한 회로를 삽입한다. 이 회로를 통해 짧은 단파음 혹은 기계음을 연상시키는 사운드가 발생한다.
김씨의 주요작품은 대개 한 부분과 그 지점을 시작으로 한 방향 또는 4방으로 뻗어가는 길고 가는 튜브들로 이뤄진다. 단단하고 육중한 중심체에 튜브를 나사처럼 돌려 꽂는다. 끝부분은 뾰족할 수도, 둥글 수도, 나팔모양일 수도 있다.

한 지점에서 뻗어나가는 튜브들의 다발이 매우 날렵한 운동감을 자아낸다. 이 운동감은 금속성 소재와 매끈한 표면 처리에 의해 한층 강조된다.
김씨가 설계한 부품들은 제작 도면에 따라 산업규격 체계에 맞춰 엔지니어에 의해 정교하게 가공되고, 작품에 도색이 필요한 경우에도 공업적으로 처리된다. 이처럼 대량 생산된 ‘산업제품’ 처럼 개개의 부품들이 매뉴얼에 맞춰 조립돼 작품을 이루는 점 역시 김씨가 작품을 통해 보여주려는 관습과 관례, 규범과 법규와 같은 체계를 통해 조직되는 동시대 사회 구조를 상징한다.
김씨는 초창기부터 자신의 작품을 에너지와 욕망 혹은 판타지로 설명해왔다. 작품 속 눈에 보이지 않는 물질의 흐름은 운동감을 느끼게 하는 일련의 에너지와 관련이 있다. 단단한 표면이 강조된 조각임에도 불구하고 유려한 형태와 정확한 방향성, 사운드의 생성 등이 작품 전체에 어떠한 형태의 에너지가 머물렀다가 흐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총 6점이 출품됐다.

김씨는 “나는 주로 보이지 않는 부분들을 시각화하는 작업을 해왔다”며 “이번 전시 역시 실체는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관습이나 체제 등 시스템을 가시화하고 있다. 또한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산업체계를 형상화했으며, 각각으로는 노이즈에 불과한 것들을 프로그래밍을 통해 재구성함으로써 소리로 울려퍼지도록 했다. 그런 작업들 역시 시스템의 존재를 표현하기 위한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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